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4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참 읽기 쉽지않은 책이었다. 이런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는 늘 그렇다. 이미 그럴 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사실 이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내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저자가 뉴스룸에 나왔던 것도, 관련된 기사나 여론의 움직임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안희정이 성범죄사건으로 이슈가 되었다는 것 정도만 알고있었다. 그리고 첫장을 넘겨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건...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이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 읽기 쉽지가 않았다.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몇번을 반복해서 기술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마치 저자가 힘든 시간동안 계속 기억을 떠올려야 했던 것 같은 의식의 흐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사건을 겪으면서 경험한 고통, 미투로 공개하기까지의 고통, 공개..

Books/Book Review 2020.09.25

정세랑 『보건교사 안은영』

일본어 리뷰 [Japanese Review] チョン・セラン 『保健室のアン・ウニョン先生』 대체 이 책을 언제 질러놓고 이제서야 읽었던가. 언제나처럼 묵혀놓았던 책을 읽었다. 이번의 계기는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 된다는 공지와 함께 예고편을 보고 나서이다. 사실 예고편의 영상이 재미있어 보여서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퇴마사와 같은 소재 자체를 별로 즐겨보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책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상은 보지 않을 것 같기에 어떤 내용인지 원작인 책으로 꼭 읽고 싶었다. 그리고 이때가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책은 재미있고 흡인력도 있었다. 스토리에 엄청나게 빠져든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는 기본줄기가 심플해서인데, 여러 에피소..

Books/Book Review 2020.09.20

콜린 매컬로 『풀잎관 3』

드디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두번째 시리즈인 '풀잎관'을 끝냈다. '풀잎관'이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 같이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술라라고 생각했었고, 그 생각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마리우스의 영향력이란 정말 끈질기구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여전히 술라가 비호감이고, 마리우스 쪽을 더 이해하는 편이다. 또한 그래서 더욱 이번 편의 결말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마리우스가 결국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 아니다. 꼭 그렇게 폭주할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안타까움에서 오는 아픔이다. 《풀잎관 3》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대환장파티였다. 바로 전편인 《풀잎관 2》에서 정치적으로 라이벌이었던 마리우스와 스타우루스가 로마의 전쟁 앞에서는 뭉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Books/Book Review 2020.09.14

하경화, 이혜민 『어차피 일할 거라면, Porto』

나는 워낙에 집돌이에 가깝다.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어딘가를 여행하는 것 보다 집에서 늘어져있는게 솔직히 더 편한 느낌이다. 하지만 한번씩 기분전환상 하게 되는 여행에는 당연히 설레임도 존재한다. 하지만 늘 단발적인 짧은 여행보다는 어딘가 다른 곳에서 중장기적으로 머물며 여유있게 '살아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실천한 사람들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디에디트의 두 여자, 아니 엄밀히 말하면 세명의 여자이기는 하다. 이들이 짐을 싸들고 디지털 노마드족을 꿈꾸며 포르투갈로 떠난 이야기이다. 따라서 발견하자마자 이 책이 끌렸다. 내가 원하는 일을 현실로 만들어 낸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디에디트는 사실 유튜브 채널로만 알고 있었다. 분위기로 봐서는 매거진 형식으로도 무언가를 ..

Books/Book Review 2020.09.09

댄싱스네일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

일본어 리뷰 [Japanese Review]ダンシングスネイル 『怠けてるのではなく、充電中です。』 이 책은 참 오랜 시간동안 나의 리디셀렉트 서재 안에 추가되어 있었는데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사실 이런 종류의 에세이가 요즘 참 많아서인지, 오히려 자주 찾아서 읽지는 않게 되었던 듯도 하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웃기게도 교보 북드림. 9월에 무료로 대여해주는 책이 같은 작가의 《적당히 가까운 사이》라는 책이었다. 앞부분을 읽다가 이 작가의 이전작품이 이 책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임을 알게 되었고, 극A형인 나는 전작부터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 기회에 꺼내들게 된 것이다. 사실 짧은시간 안에 부담없이 읽었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는 공감되고 위로가 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현재 내 상태가 멀쩡..

Books/Book Review 2020.09.08

사이토 다카시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사실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책은 꽤 읽었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부분도 많았고, 또 일단 글을 매우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는 작가이기에 가끔씩 읽곤 했던 것이 꽤 누적이 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책은 막 찾아읽기까지는 않지만 눈에 띄는 제목이 있다면 별 거부감없이 읽기 시작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책은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에 아마도 평점이 가장 낮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 제목과 비슷하게 나는 매우 심한 야행성이다. 평소에는 2시쯤에 취침을 하는 정도였는데, 작년 중반부터는 4시정도에 취침을 하게 되더니, 요즘에는 아침 6시에 잠들정도로 생활패턴이 많이 무너진 상태이다. 그러다보니 어찌보면 절박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Books/Book Review 2020.09.02

동양경제신보사 『메루카리, 유니콘 스타트업의 전략』

메루카리(メルカリ)는 일본의 플리마켓 사이트이다. 어찌보면 사이트보다 어플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만큼 유저들이 간단하고 쉽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덕분인지, 일본에서의 현재 중고거래는 대부분 메루카리가 주류를 이룬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몇번이나 중고거래로 사용을 해볼까 하고 도전하려고 하다가 아직도 어플만 설치해두고 사용해보지는 못했다. 사실 야후옥션 등은 아예 도전조차 할 마음이 없었는데, 그나마 메루카리는 그리 어렵지 않아서 늘 이용해볼까 하는 고민의 대상이기는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야말로 중고거래를 해야할 것 같은 상황이 되었기에, 실질적으로 검색을 하며 사용법을 익히는 도중에 이 책이 리디셀렉트에 올라와 있는 것을..

Books/Book Review 2020.08.29

이은화 『나, 치매요... 어쩌면 좋소』

최근에 치매 혹은 인지증에 대한 책을 조금씩 접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책은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보다는 조금 더 일반적인(?) 요양병원에서의 이야기를 읽었다. 저자는 미국의 요양병원에서 근무하였고 이때 겪은 에피소드들을 책에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내용은 딱 예상한 그대로라고 할 수 있다. 어느정도의 감동도 있고, 또 예상한 만큼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도 소개해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사실 최근에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90대 후반이시니 워낙에 연세도 많기도 하셨지만, 워낙에 젊어서부터 사교성이 남다르셨던 우리 할머니이기에 오히려 요양원에 들어가고 싶다고 요청하셨다. 젊어서부터도 본인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Books/Book Review 2020.08.25

정혜윤 『아무튼, 메모』

이 책은 일단 제목부터 내가 끌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아무튼 시리즈 자체를 내가 너무 좋아한다는 점. 그리고 문구덕후로서 기본적으로 '노트' 혹은 '메모'와 같은 표현이 나오면 일단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무턱대고 집어든 이 책은, 역시나 아무튼 시리즈 답게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느때처럼 예상 밖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결론적으로 좋았다.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은 저자가 메모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메모에 대한 그의 생각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메모주의자가 메모주의자가 되고, 천성적으로 메모주의자가 아니었던 이유로 메모에 대해서 더 깊이 고찰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많은 공감을 가져왔던 것 같다. ..

Books/Book Review 2020.08.24

진민영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책은 100% 제목때문에 골라잡았던 책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말은 내가 정말 입버릇처럼 내뱉고 다니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학생활을 하면서 정말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고, 앞으로를 또 고민하고 있는 요즘에 다시 빈번하게 내뱉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과연 이 책을 쓴 작가는 이 제목을 달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가 몹시도 궁금했다. 책의 내용은 여느 에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도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내용이 길지도 않았고, 또 심각하게 공감되는 내용들도 너무 많았기에 진도가 안나갈 이유가 없었다. 사실 내용은 새롭지 않고 언제나처럼 늘 비슷한 내용이다. 근데 왜 이렇게 와닿는걸까 하고 신기해하며 순식간에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자기..

Books/Book Review 2020.08.22

김청귤, 김효인, 박대겸, 류연웅, 조예은 『미세먼지』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완독한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를 읽으면서 정말 신선한 우리나라 작품을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은 이 《미세먼지》라는 작품집은 신선함을 넘어서 매우 창의적인 작품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모르는 작가들 투성이었고, 또 내용 자체도 '미세먼지'라는 소재의 공통점만 있을 뿐이지, 정말 이렇게나 다양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투영된 작품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간혹 너무 참신하거나 기발한 소재를 사용하면 자칫 내용이 산으로 갈 수 있고, 또 복잡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지만, 이 작품집은 일단 단편 모음집이기에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전..

Books/Book Review 2020.08.21

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나는 지금까지 SF소설들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고, 당연히 그렇게 큰 관심이 있지도 않았다. 아마도 좋아하는 장르였다면 열심히 읽었겠지. 하지만 아주 안읽은 것은 아니다. SF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호불호를 많이 타는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SF라는 장르는 나에게 있어서 늘 외국작품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언젠가 서점사이트에서 자꾸 눈에 띄어서 장바구니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정말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한국 SF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 되었다. 아니, 선입견 자체가 나에게 있긴 했나? 아예 거의 접해보질 못했기 때문에, 일단 등장인물의..

Books/Book Review 2020.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