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7

진민영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책은 100% 제목때문에 골라잡았던 책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말은 내가 정말 입버릇처럼 내뱉고 다니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학생활을 하면서 정말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고, 앞으로를 또 고민하고 있는 요즘에 다시 빈번하게 내뱉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과연 이 책을 쓴 작가는 이 제목을 달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가 몹시도 궁금했다. 책의 내용은 여느 에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도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내용이 길지도 않았고, 또 심각하게 공감되는 내용들도 너무 많았기에 진도가 안나갈 이유가 없었다. 사실 내용은 새롭지 않고 언제나처럼 늘 비슷한 내용이다. 근데 왜 이렇게 와닿는걸까 하고 신기해하며 순식간에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자기..

Books/Book Review 2020.08.22

김청귤, 김효인, 박대겸, 류연웅, 조예은 『미세먼지』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완독한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를 읽으면서 정말 신선한 우리나라 작품을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은 이 《미세먼지》라는 작품집은 신선함을 넘어서 매우 창의적인 작품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가 모르는 작가들 투성이었고, 또 내용 자체도 '미세먼지'라는 소재의 공통점만 있을 뿐이지, 정말 이렇게나 다양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투영된 작품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간혹 너무 참신하거나 기발한 소재를 사용하면 자칫 내용이 산으로 갈 수 있고, 또 복잡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지만, 이 작품집은 일단 단편 모음집이기에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전..

Books/Book Review 2020.08.21

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나는 지금까지 SF소설들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고, 당연히 그렇게 큰 관심이 있지도 않았다. 아마도 좋아하는 장르였다면 열심히 읽었겠지. 하지만 아주 안읽은 것은 아니다. SF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호불호를 많이 타는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SF라는 장르는 나에게 있어서 늘 외국작품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언젠가 서점사이트에서 자꾸 눈에 띄어서 장바구니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정말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하고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한국 SF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작품이 되었다. 아니, 선입견 자체가 나에게 있긴 했나? 아예 거의 접해보질 못했기 때문에, 일단 등장인물의..

Books/Book Review 2020.08.17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의 파수꾼』

흠. 역시 나에게 있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보다는 이런 따뜻한 이야기가 더 잘 어울리는 작가이다. 추리소설도 나쁘지는 않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과 오히려 너무 신파로 가는 느낌이 강한 느낌인데, 아예 본격적으로 이런 소설을 쓰면서 오히려 제대로 된 옷을 입은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나이먀 잡화점의 기적》과 비슷한 그룹으로 묶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의 매개체 혹은 매개물을 통해서 이야기한다는 느낌조차도 비슷하다. 이 작품에서는 녹나무가 그런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것일텐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라면 잡화점 건물이거나 혹은 우유상자의 역할이랄까? 어쩄든 이런 판타지스러운 혹은 오컬드 스러운 소재는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최근에 무라카미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를 읽..

Books/Book Review 2020.07.03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이책은 지금 생각해보니 참 오래동안 읽은 책이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이렇게 긴 이야기인 줄 상상도 못했다. 리디북스에서 무료대여를 했을 즈음에 빌려서 읽다가 다 읽지 못하고 포기했던 것을, Yes24의 북클럽 무료체험기간 중에 다시 조금 접하다가 그마저도 다 읽지 못하고, 결국에 이번에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 읽게 되었다. 어쩌다보니 대여서비스를 전전하며 읽게 되었는데, 이미 읽기 시작했던 책이라 중간에 구입해서 다시 읽기도 뭐했던 점도 있고, 생각보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는 원인도 있겠다. 이 책은 아마 SF로 분류되어 있었던 것 같다. 뭐 일단, 출판사부터가 SF출판사로 유명한 아작에서 나왔고, 내용도 한 소녀의 평범한 일기같아 보이다가도 중간중간 자꾸 마녀이니 요정이니 하는 존재들이..

Books/Book Review 2020.06.30

스즈키 루리카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내가 처음접하는 책을 읽기 시작할때 작가에 대해서까지 잘 알고나서 읽기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야말로 책에 대해서는 충동구매를 잘 하는 편이고, 가능한 한 다양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리디셀렉트나 밀리의 서재와 같은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그랬다. 왠지 조금이라도 끌리는 책이 있다면 그저 리스트에 추가해두었고, 기분에 따라 혹은 갑자기 꽂히는 대로 읽기 시작한 책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작가에 대해서 이미 하나의 큰 정보를 알고 읽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가의 나이가 14살이라는 것. 물론 지금은 몇살 더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지금도 학생이며, 심지어 이 작품은 작가가 14살 때에 쓴 데뷔작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 특..

Books/Book Review 2020.06.26

박영춘, 김정윤 『0.1cm로 싸우는 사람』

문구덕후의 한사람으로서 문구에 관련된 책은 생각없이 일단 집어들게 된다. 더군다다 이 책은 우리나라 문구회사에 대한 책이다. 세상에. 지금까지 기업관련된 책은 그래도 나름 읽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거기다 문구회사라니. 문구를 그렇게나 좋아하는 문구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문구회사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 유명하다고 생각되는 문구브랜드는 모두 해외브랜드였던 것 같고, 《문구의 모험》같은 책을 찾아읽으면서도 우리나라의 문구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물론 이 책이 우리나라 문구시장의 흐름을 모두 알려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문구시장을 열어가는데 있어서 거의 개척자와 같은 역할을 한 인물과 회사이기 때문에 ..

Books/Book Review 2020.06.16

김교석 『아무튼, 계속』

다시 돌아온 아무튼 시리즈이다. 사실 요즘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활리듬이 많이 무너지고 있는 듯하여 읽기 시작했다. 왠지 나같은 귀차니즘, 게으름뱅이에게 자극을 줄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리고 의도와 100% 일치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꽤 도움이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정말 조근조근 속삭이는 느낌으로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서 나에게 가장 남아있는 키워드라고 한다면 '루틴'이 아닐까 싶다. 무언가를 지속할 수 있는 힘, 혹은 미루지 않고 할 수 있는 힘. 그것은 루틴화 시키는 것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루틴'이라는 것은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것! 책에서는 특히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20분의 법칙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Books/Book Review 2020.06.14

아라이 노리코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몇 년 전에 AI라는 존재가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을 통해서 아마 가장 이슈화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바둑 이외에도 체스, 장기 등 인간과 AI의 대결이 몇 번 정도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있다. 이 책은 수리학자인 저자가 2011년 부터 '로봇은 도쿄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한 책이다. 프로젝트는 일본의 일류대학인 도쿄대학의 입학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도로보군이라는 AI를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나역시도 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으나 읽다보니 의외로 꽤 어려운 프로젝트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AI에 대한 많은 기대와 오해 혹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스마트폰 사회가 되고..

Books/Book Review 2020.06.13

콜린 매컬로 『풀잎관 2』

《풀잎관 1》을 읽고나서 참지못하고 2권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2권을 읽으며 가장 크게 받은 인상은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중 두번째인 풀잎관 시리즈의 주인공은 술라라고 알고있는데, 1권에서는 술라의 비중이 그만큼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분량을 많이 빼앗아갔던 드루수스도 없어지고, 또 마리우스도 이제 노쇄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고, 무엇보다 스타우르스가 퇴장했다. 이후 등장하는 면면들이나 술라가 슬슬 권력을 잡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이번권에서는 확실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2권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리우스와 스타우루스의 관계였던 것 같다. 그렇게다 앙숙이었고 정치적으로 라이벌이었던 그들이..

Books/Book Review 2020.06.08

오구니 시로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최근에 책을 읽으면서 이정도로 끝나는게 아쉬운 책이 있었을까? 왜 이렇게 짧은거야..를 연발하며 순식간에 다 읽어버린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제목이 뜻하는 바를 몰랐다. 나 역시도 미야자와 켄지의 《주문이 많은 요리점》을 패러디 한 제목인가 싶었다. 하지만, 책의 프롤로그를 읽기 시작하면서 제목의 의미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오구니PD가 기획한 한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것이었고, 치매를 겪고있는 분들과 함께 이틀동안 레스트랑을 운영한 이야기였다. 최근에 안그래도 치매관련 책을 독서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뜻밖에 이 책을 가장 먼저 읽게 된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책이 되었다. 이건 치매의 무거움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아니고, 또 어두운 장..

Books/Book Review 2020.06.04

콜린 매컬로 『풀잎관 1』

드디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첫번째 시리즈인 《로마의 일인자》가 끝나고 《풀잎관》을 읽기 시작했다. 이것은 즉, 주인공이 호감이었던 마리우스에서 비호감이었던 술라로 바뀐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풀잎관 1권을 끝낸 지금, 아직까지 우리의 마리우스는 건재하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해있던 술라의 사이코패스적인 기질까지 다시 등장했다. 아니, 술라는 사이코패스가 확실한 것 같다. 물론 그가 정말 '난놈'인 것도 맞는 것 같다. 심지어 이번편에서는 주술사까지 등장해서 그의 대단한 미래를 암시해주기까지 했다. 그나마 술라의 모습을 참고 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의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이번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 인물은 드루수스였던 것 같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등장했지만,..

Books/Book Review 202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