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4

김민섭 『아무튼, 망원동』

아무튼 시리즈야 워낙에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인지라 늘 언제든 한권씩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는 책이지만, 이번 《아무튼, 망원동》은 솔직히 이전에 읽은 《망원동 브라더스》의 영향이 컸다. 우선순위에는 들어가있지 않은 주제였는데,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고나니 이 지역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의 이미지라면 뭔가 서울이지만 정감있는 느낌이랄까? 뭔가 어릴적 서울에서 살았을 당시의 그 느낌이 아련하게 묻어나는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아무튼, 망원동》을 집어들었는데 김민섭 작가가 썼더라.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워낙에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인상깊게 읽었던지라.. (사실은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작가의 SNS를 통해 먼저 접했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후에 나온 《훈의 시대》, 《대리사..

Books/Book Review 2022.04.07

이민진 『파친코』

사실 이 책은 작년 봄에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잠도 잊어가며 읽었던 책인데, 이어서 2권을 시작해놓고서는 중간에 멈춘채로 다음해를 맞았다. 물론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워낙에 전자책 중심으로 내 생활이 짜여져 있는지라 어쩌다보니 자꾸 종이책을 손에 들지 못했을 뿐. 내 생활패턴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나다 보니 이렇게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던 책을 중간에 방치해둘 수가 없었기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라도 다 읽자라는 생각에 2권의 남은 부분을 서둘러 읽었다. 이렇게 술술 읽히는 책을 이렇게나 장기간 방치해두었다니 참... 그렇게 서둘러 완독하고 나니 이미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방영이 시작되었더라는. 그래도 드라마를 접하기 전에 다 읽을 수 있..

Books/Book Review 2022.04.04

아가와 다이주 『막차의 신』

이 책도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서점대상 후보작이기도 했는데, 이건 좀 웃긴표현일 수도 있지만.. 정말 딱 서점대상 후보작 같은 분위기의 책이었다. 책은 솔직히 가벼울 것 같으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았고, 또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다운되지 않게 쓴 작품 같았다. 그리고 먼저 읽었던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점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일본의 문화를 알고있다면 조금 더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싶다. 미국에 살고있는 그 친구는 사실 일본문화를 잘 몰라서 많이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이 《막차의 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전철과 연관된 소재들을 사용했고, '막차'와 관련된 밤시간대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그리고 조금 더 디테일한 설정이..

Books/Book Review 2022.03.28

박정훈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제목도 인상적이었지만, 결정적으로 김훈작가의 추천사를 표지에서 발견하고는 읽기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마냥 가벼운 내용이 아니었다. 내가 현재 일본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의민족이나 각종 한국의 배달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은 없다. 물론 여기에서 우버이츠는 꽤 자주 이용한다. 그때마다 내가 입버릇처럼,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무료로 배달도 참 잘해주는데, 여기는 배달비도 비싸고 수수료도 비싸게 이렇게 이용을 해야한다며 불평을 자주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참 부끄러워졌다. 그.나.마 우버이츠는 그래도 양반이었구나... 하고...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플랫폼노동 자체에 대한 것이어서, 우버..

Books/Book Review 2022.03.28

하말넘많 『따님이 기가 세요』

이건 백프로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따님이 기가 세요》라니...ㅋ 솔직히 조금 찔리기도 했고, 또 그랬던 만큼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겠거니 해서 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도 그러한데, 함께 걸려있는 키워드들이 '비혼', '페미니즘', '유튜버' 등등..이어서, 저자 및 내용과 관련된 소재 자체에서 나와 공통분모가 상당히 많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술술 읽혔던 것 같다. 사실 요즘같이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민감하고 공격받기 쉬운 세상에서,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우고 유튜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사실 채널의 존재도 모르고 있다가 책을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채널을 아직 보지 못해서 정확한 성격은 알 수 없지만, 책에서 표현된 것만 봤을때는 그렇게까지 강하거나..

Books/Book Review 2022.03.24

온다 리쿠 『축제와 예감』

이걸 결국 이제서야 읽었다. 원작인 《꿀벌과 천둥》이 내가 신뢰하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받았던 만큼 화제가 되었던 지라, 번역도 되기 전에 일본어 버전을 먼저 읽고, 번역본을 또 다시 읽었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었다. 근데 그렇게 재미있게 읽은 작품의 스핀오프 단편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미 진작에 다시 《祝祭と予感》이라는 일본어 원서를 구입해뒀었다. 물론 바로 읽기 시작하기도 했는데, 완독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지나던 차에, 결국 한국어 버전으로 다시 구해서 하루만에 쭉 읽어버렸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스핀오프 단편집인지라 스토리가 이후에 치밀하게 진행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의 백그라운드나 원작 스토리 이후에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내용이 엄..

Books/Book Review 2022.03.24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이 책은 정말 예전에 구입해뒀던 것 같았는데, 결국 이제서야 읽었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생각보다 금방 읽히는 편인지라, 읽으려고 했다면 진작에 찾아읽을 수 있었을 것을 이제서야 꺼내들었다는 것도 참... 내가 의지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이 책은 단편인지라 더 술술 읽혔는데, 설정이 참 재미있었던 것이 소설가를 소재로 썼다는 점이다. 사실 별 기대도 안하고 거의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하면 읽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이 작품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사실 그냥 대충 읽다보면 짧막짧막한 읽기쉬운 단편소설집이라고 쓱~ 지나갈 수 있는 책이기도 했을텐데, 읽으면 읽을수록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유머감각과 풍자가 살아났다. 특히 이 책에서의 묘미는 풍자라고 할 수 있을텐데, 현역 소설가의..

Books/Book Review 2022.03.23

정상훈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의사들이 쓴 글은 몇번인가 읽어본 적이 있지만, 이번과 같은 느낌은 또 참 새로웠던 것 같다. 저자는 의사이기도 하고, 주로 다루는 이야기의 무대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한 지역인데, 이 이야기의 중심은 오히려 우울증을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우울하게 읽었던 것 같다.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늘 죽음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그 느낌으로부터, 죽음을 만나기 위해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동지역으로 떠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부분부터 조금 놀라기도 했다. 어떤 의사가, 심지어 국경없는 의사회라고 한다면 세간에서 어떠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볼지 알고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사실 책을 읽다..

Books/Book Review 2022.03.23

유즈키 아사코 『버터』

친구가 읽고있다고 해서 따라읽었던 책이다. 그 친구는 나오키상 후보작이라는 띠지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다는데, 그렇다면 내가 또 빠질 수 없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기도 했고, 또 대충 소개를 보니 페미니즘적인 느낌이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게 되었다. 실제하는 사건의 여성용의자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라니.. 어떠한 식으로 그려내었을지 매우 궁금했다. 작가는 이전에도 꽤 여러 작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야 책 소개를 제대로 보니, 음식을 소재로 글을 쓰는 작가라고도 소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납득을 했다. 왜냐하면, 제목처럼 버터를 소재로 한 작가의 서술이 정말 군침이 돌 정도로 너무나 맛깔났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런 추리소설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왜 군침이 돌지...? 라고 생각했는..

Books/Book Review 2022.03.23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참 희한한 책이다. 제목을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없고, 책을 절반 이상을 읽었음에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야기를 이렇게 진행시키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책이었다. 물론 책을 끝까지 읽었을 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나는 전체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 12챕터가 되어서야 공감의 밑줄을 미친듯이 그으며 책을 읽게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 그만큼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이 저자가 하고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비로소 드러나는 것 같다. 사실 끝까지 책을 읽고나서는 이 이야기에서 던지는 화두가 그렇게 엄청나게 특별한 이야기였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하고있는 영역에서 늘 고민하고 의심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엄청나..

Books/Book Review 2022.02.13

천인우 『브레이킹 루틴』

밀리의 서재를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해서 읽은 책이다. 저자는 TV 아니 유튜브에서 본 얼굴이다. 그래서 눈이 한번 갔던 것 같고, 제목과 대강의 내용을 보고서 일단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자기계발 서적을 읽는다고 전제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본인의 삶 혹은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기에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했다. 사실 자기계발서적을 읽기 시작할때에는 큰 기대를 가지고 읽지는 않는데, 이 책은 그래도 꽤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아니 공감 이전에 일단 내가 가진 생각과 비슷한 부분들이 좀 있어서 초반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것이 아마 그 원인일 것이다. 심지어 내가 학생들에게 설교를 해댔던 내용도 고스란히 적혀있었던 부분도 있었다. 물론 그 외의 부분도 꽤 납득할 수 있..

Books/Book Review 2022.02.12

김초엽 『므레모사』

작년 후반쯤에 《방금 떠나온 세계》를 읽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금방 또 신간이 나왔다고 좋아했더랬다. 하지만 아직 전자책이 출간되지는 않았었고, 기다리다가 전자책이 출간되고나서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서야 읽은 것. 워낙에 단편이 너무 좋은 김초엽 작가이지만 《지구 끝의 온실》를 보면서 장편도 참 재미있구나...를 느꼈는데, 이번에는 중편소설 쯤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역시나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은 너무나도 좋고 재미있다고 느꼈다. 단지 장르적으로? 혹은 분위기적으로? 김초엽 작가의 다른면을 보게 된 것 같은 소설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작가의 작품들은 따뜻함도 있었고, 현실을 세련되게 꼬집어내는 느낌도 있었다. 거기에 연구자적인 느낌도 첨가해주면 내가 아는 김초엽작가의 작품이구나...하고 끄덕거..

Books/Book Review 202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