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4

유성호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서가명강 시리즈는 사실 리디셀렉트에서 훑어보면서 주기적으로 몇 권씩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시리즈 자체를 알았던 것은 아닌데, 당시 수업준비를 하면서 한국 고대사 자료들을 찾다가 권오영선생님의 저서 중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를 발견했다. 왠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테마인 것 같아서 일단 킵해두고 책 정보를 보다가 이 시리즈를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알쓸인잡을 보다가 법의학 관련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했던 터라, 이 시리즈의 1권인 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은 완전 100% 법의학 관련서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물론 저자가 법의학자이고, 또 법의학이라는 학문분야나 우리나라 법의학의 현실 등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

Books/Book Review 2023.03.31

이사카 고타로 『사막』

이 책은 참.. 사실 거의 10년쯤 전에 일본어 원서로 사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당시 나는 일본에 유학와서 얼마지나지 않은 시기였고, 일본어공부도 할 겸, 또 책도 읽을겸 해서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이 책을 선택했던 또하나의 이유는 저자인 이사카 고타로가 우리학교 출신의 작가라는 점이다. 이사카 고타로는 도호쿠대학 법학부 출신이고, 그래서인지 센다이지역을 무대로 한 작품들을 꽤 많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이 《사막》이라는 작품은 작가의 출신학교인 도호쿠대학 법학부를 무대로 한 대학생들의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지라, 아무리 원서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소재면에서 읽기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것도 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 꽤 이른 타이밍에 책읽기를 포기..

Books/Book Review 2023.03.29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이 책 참 오래동안 묵혀놓았던 책인데.. 워낙에 주변에서 소문을 자자하게 들어왔던터라 언젠가는 읽어야지 읽어야지..하다가 결국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그리고 몇챕터 읽지도 않은 순간부터 왜 내가 이 책을 진작 읽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너무 보석같은 책이다. 나도 나름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린이'에 대해서 심도있게 그리고 따뜻하게 쓸 수 있다니.. 어린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작가의 퍼스널리티가 정말 너무 잘 드러나는 에세이가 아니지 않나 싶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으로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다. 저자가 얼마나 어린이를 생각하고 어린이를 존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Books/Book Review 2023.03.24

엘리 그리피스 『살인 플롯 짜는 노파』

오랜만에 추리소설, 그리고 오랜만에 종이책을 읽었다. 사실 평소대로라면 내가 절대 골라서 읽을만한 책은 아닌데, 미국에 있는 친구가 한국에 잠시 갔을 당시 일부러 종이책을 구입해서 일본까지 보내줬다. 친구 왈, 내가 절대 고르지 않을만한 책을 골랐다고..ㅎㅎ 덕분에 오랜만에 추리소설 종이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출간되지 오래된 책도 아니라서 생각보다 최근의 이슈들이 반영되어있어서 읽으면서 참 신선했던 것 같다. 사실 추리소설을 즐겨읽지는 않는 편인데, 또 세계관이 촘촘하거나 생각지못한 반전을 주는 책들이라면 꽤 환영하는 편이다. 근데 이 책은 엄청난 반전을 주는 책의 범주에 들어가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반전은 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범인이었으니까.. 근데 뭐랄까 자극적일 것 같으면서도 자..

Books/Book Review 2023.03.23

장강명 『아무튼, 현수동』

아무튼 시리즈를 내가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절묘하긴 했다. 막 《책, 이게 뭐라고》를 완독하고 장강명작가의 매력에 아직 빠져있는 이 때에, 타이밍 좋게 밀리의 서재에서 새로운 아무튼 시리즈를 발견했다. 근데 현수동? 제목때문에 살짝 주저되기는했다. 아무튼 시리즈 중에 김민섭 작가가 쓴 《아무튼, 망원동》을 읽은지 얼마 안되기도 했던터라... 또 비슷한 분위기일까? 하며 반신반의하며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설명을 보고, 으잉? 이건 뭐... 장강명 작가스럽다고 해야하나? 현수동이 가상의 공간이었다니..!!! 이런 기발한 발상에 바로 인정! 그새 읽고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동했다. 누군가의 찐하고 오타구적인 생각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아무튼 시리즈에, 실제로는 ..

Books/Book Review 2023.03.16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참 오래동안 위시리스트에 올라와 있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왜 이걸 이제서야 읽었을까... 너무너무 재미있게 후다닥 읽었다. 사실 지금까지 책에 대한 책을 참 많이 읽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책덕후들의 이야기, 혹은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 등이 많았는데, 그만큼 나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동질감도 느낄 수 있고, 공감포인트도 많았기 때문에 더 찾아읽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너무 자연스럽게 위시리스트에도 올라있었던 것 같은데... 장강명 작가는 어떤식의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은 작가가 참여 혹은 진행했던 팟캐스트의 제목에서 따왔다. 그리고 그 팟캐스트에 참여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 그리고 작가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쓴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Books/Book Review 2023.03.16

이나다 도요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 책은 100% 책 제목때문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제목 자체가 강력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영화를 빨기감기로 보는 지인이 있는데다가, 나 역시도 빨리감기까지는 아니지만 스킵하며 보거나 유튜브에서 축약본 등을 보곤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꽤나 찔리는 부분도 있었고, 이 작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서 읽게 된 것 같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다. 일본의 신서시리즈 혹은 실용서나 사회과학쪽 책들에는 큰 기대를 하지않고 있다. 생각보다 겉핥기 식으로 끝나거나 깊이 들어가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정리해버리는 책들을 매우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대를 갖지않고 읽어서인지 이 책은 꽤나 재미있게 잘 읽었던 것 같다. 일단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로 끝내지 않..

Books/Book Review 2023.03.16

임선우 『유령의 마음으로』

이 책은 어딘가에서 추천글 혹은 추천영상을 통해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 나의 서재에 들어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으나, 다음책을 뭘 읽어볼까..하면서 책장을 둘러보는 가운데 '맞다 이런 책도 있었지..'하며 걸려들었다. 그리고 출판사 이름을 보고 기억이 났다. 분명 민음사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장면을 보고 쟁여놨던 것 같다. 하지만 제목만 봐서는 도대체 이게 무슨내용인가...싶기도 했다. 혹시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 같은 느낌인걸까..? 생각도 해봤는데, 또 그렇지도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엄밀히 말하자면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정말 특이하다. 일단 제목에서 풍기듯이 '유령'이라는 존재도 등장하고, 사람이 나무가 되기도 하고, 해파리로 바뀌기도 하며, 동면을 ..

Books/Book Review 2023.03.16

커밋 패티슨 『화석맨』

와... 정말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는걸까? 이 두꺼운책을 읽는 내내 이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에 대해 알게된 것은 번역자인 윤신영 기자님의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는데, 글을 보자마자 이건 질러야돼!를 외쳤던 것 같다. 최근에 고인류학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래도 팀 화이트라니.. 그리고 이상희 선생님과 함께 쓴 《인류의 기원》을 통해서 윤신영 기자님의 진가를 알게 된 터라 더더욱 신뢰가 갔다. 직접 전자책이 출간되는지까지 확인한 이후, 출간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두께가 두꺼운 벽돌책이라고도 하고, 또 설마 너무 학술적이어서 (물론 관련영역이기에 읽어서 절대 손해될 건 없지만) 나의 취미로서의 독서와는 성격이 달..

Books/Book Review 2023.03.15

손정승 『아무튼, 드럼』

역시나 독태기에는 아무튼 시리즈다. 개인적인 일정으로 2월에 거의 책을 손에 들지 못하고 한달을 그냥 보내다가.. 급, 책이 고파져서 책을 고를때 눈에 들어 온 책이다. 아무래도 아무튼 시리즈는 양이 많지도 않은데다가, 저자들이 각자가 너무 애정하거나 혹은 애증(?)하는 것들을 소개하기에 그만큼 공감하며, 혹은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보며 참 읽기 좋은 책이다. 책읽기에 대한 애정도 다시 솟아나는 느낌이랄까? 그 중에서도 '드럼'이라니... 난 대학때 처음 드럼스틱을 잡았다. 물론 제대로 꾸준히 지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동아리활동으로 얼떨결에 배운 드럼을 한동안 손놓고 있다가 일본에 와서부터는 교회에서 몇년동안 다시 칠 수 있었다. 학위논문으로 지쳐갈때쯤 미뤄두었다가 논문 끝나면 제대로 다시 시작해야지.....

Books/Book Review 2023.03.15

정지음 『언러키 스타트업』

책을 좋아하다보니 인스타그램상에도 책친구들이 참 많은데, 우연히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온 이 책을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누가봐도 책표지부터 코믹하고, 제목 또한 심상치가 않다. 여차하면 에세이같은 분위기인데 나름 소설이다. 그리고 심지어 시트콤소설이라고 적혀있다. 시트콤 소설이라니, 사실 처음보는 장르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는데, 정말 처음부터 시트콤 소설이라는게 이런거구나...를 알게 된다. 분명 책을 펼쳐서 텍스트를 읽고 있는데 마치 시트콤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대는 스타트업 기업. 설정은 엄청나게 현실적인데 그 현실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정말 미화없이 현실 고대로....아니면 거기서 살짝 MSG를 첨가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느낌이다. 여기서 더 시트콤스럽..

Books/Book Review 2023.02.14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와... 정말... 최은영 작가는 정말.. 어쩌지? 최은영 작가의 책을 읽고, 한번도 안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 맨 처음에 읽었던 작품이 《쇼코의 미소》였고, 그 다음이 《밝은 밤》이었던 것 같다. 하나는 단편집이고 하나는 장편이었는데, 뭐가 좋다 나쁘다 할 것 없이 다 좋았다. 그리고 《밝은 밤》보다 더 먼저 나왔던 이 책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좋다. 아니 더 좋다. 도대체 최은영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쓰지? 싶을 정도로 좋다. 뭔가 스펙터클하고 자극적이고 하지도 않은데 잔잔하면서도 좋다. 그래도 뭔가 다른 작품과 다른 점을 생각해보면, 《쇼코의 미소》가 정말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으면서 좋은 작품이었다고 한다면, 이 《내게 무해한 사람》..

Books/Book Review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