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독태기에는 아무튼 시리즈다. 개인적인 일정으로 2월에 거의 책을 손에 들지 못하고 한달을 그냥 보내다가.. 급, 책이 고파져서 책을 고를때 눈에 들어 온 책이다. 아무래도 아무튼 시리즈는 양이 많지도 않은데다가, 저자들이 각자가 너무 애정하거나 혹은 애증(?)하는 것들을 소개하기에 그만큼 공감하며, 혹은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보며 참 읽기 좋은 책이다. 책읽기에 대한 애정도 다시 솟아나는 느낌이랄까? 그 중에서도 '드럼'이라니...
난 대학때 처음 드럼스틱을 잡았다. 물론 제대로 꾸준히 지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동아리활동으로 얼떨결에 배운 드럼을 한동안 손놓고 있다가 일본에 와서부터는 교회에서 몇년동안 다시 칠 수 있었다. 학위논문으로 지쳐갈때쯤 미뤄두었다가 논문 끝나면 제대로 다시 시작해야지...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니 드럼은 나에게 있어서 늘 뭔가 그립고 아련한 존재다. 그런데, 아무튼 시리즈에 드럼이 등장했다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처음 읽은 아무튼 시리즈인 《아무튼, 문구》를 읽었을 때처럼, 같은 것을 애정하는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은 참 행복하다. 그만큼 너무 즐겁게 이입되어 읽었다. 그만큼 공감되는 감정과 포인트들이 너무 많았다.
드럼을 시작하고 한 1년까지는 드럼 치는 사람이라는 걸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서 레슨실에 두고 다녀도 되는 스틱을 기어코 들고 다녔다. 그저 막대기로 보일 수 있는 버트 부분 대신 동그란 팁이 빼꼼 그러나 정확하게 눈에 띄도록 신경쓰면서.
특히, 이부분을 읽을 때에는, 어쩜 나랑 이렇게까지 똑같을 수가 있지? 하면서 빵터져가며 읽었던 것 같다. 뭔가, 아는 사람들은 더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이런 것이 이 아무튼 시리즈의 진짜 매력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내가 드럼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렘.. 그리고 드럼을 접하면서 느꼈던 감정들, 그 시간들이 오버랩되어 너무 즐거운 책읽기의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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