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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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엘리 그리피스 『살인 플롯 짜는 노파』

| Mashimaro | 2023. 3. 23. 15:37

 

 

 

 

 

오랜만에 추리소설, 그리고 오랜만에 종이책을 읽었다. 사실 평소대로라면 내가 절대 골라서 읽을만한 책은 아닌데, 미국에 있는 친구가 한국에 잠시 갔을 당시 일부러 종이책을 구입해서 일본까지 보내줬다. 친구 왈, 내가 절대 고르지 않을만한 책을 골랐다고..ㅎㅎ 덕분에 오랜만에 추리소설 종이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출간되지 오래된 책도 아니라서 생각보다 최근의 이슈들이 반영되어있어서 읽으면서 참 신선했던 것 같다. 

 

사실 추리소설을 즐겨읽지는 않는 편인데, 또 세계관이 촘촘하거나 생각지못한 반전을 주는 책들이라면 꽤 환영하는 편이다. 근데 이 책은 엄청난 반전을 주는 책의 범주에 들어가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반전은 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범인이었으니까.. 근데 뭐랄까 자극적일 것 같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굉장히 신선한 느낌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포인트는, 일단 주된 인물 자체의 연령대가 꽤 높은데다가, 생각지못한 인물들의 케미가 등장한다. 은근 소외받는 혹은 주류가 아닌 인물들이 꽤 많이 등장하는 것 같고, 그러한 사람들이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해서 활약한다. 노인이 중요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주요인물이다. 심지어 유색인종의 동성애자인 등장인물이 수사의 키를 쥐고있기도 하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묘하고 특이한 조합들이 생각보다 좋은 케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같은 책덕후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출판계의 이야기, 작가와 독자들의 시선, 소설이 유통되기까지 작가의 관점에서 그리고 출판계의 관점에서 여러가지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다. 아마도 이 책은 추리소설의 사건 플롯 자체에만 집중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 구석구석에서 흥미로운 컨텐츠들을 끌어내 준다. 추리소설스럽게 엄청나게 뒤통수를 맞는 것과 같은 재미와 충격까지는 없었지만, 이미 소설로서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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