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4

조설근, 고악 『홍루몽 12』

결국 애증의 《홍루몽》을 모두 다 읽었다. 읽으면서 이게 도대체 왜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이 된 것일까... 도교적 세계관을 얼마나 공부해야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얕은 독서를 해서 이 책의 진가를 못알아 보는 것인가... 등등. 진짜 많은 고민에 빠지게 했던 작품이었다. 결국 책은 다 읽었고, 작가는 나름 막장드라마를 잘 정리해서 끝내려고 노력한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다 정리된 느낌이 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초반에 한시때문에 적응 못하고 포기하려는 시기가 있었고, 이후에는 다시 본연의 막장(?) 스토리라 돌아왔기 때문에, 사실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진진했을 정도. ㅎㅎ 문제는 내가 이 작품 속에서 너무 많은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책을..

Books/Book Review 2021.05.03

팀 마샬 『지리의 힘』

친구들 덕에 묵혀두었던 책들을 하나둘씩 읽어가게 된다. 이번 책도 팩트풀니스를 읽도록 하게 해준 친구 덕에 다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지정학에 대한 책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지정학을 기반으로 국제정세를 풀어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십여년 동안 지정학이라는 개념이 꽤 주목을 받기도 했고, 또 실제로 국제정세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도 하기에 책은 진작에 질러놓긴 했던 것 같은데, 결국 또 이렇게 몇년이 지난 이제서야 읽게됐다. 물론 안 읽은 것 보다는 낫지. ㅎ 이 책이 나름 이해하기 쉬웠던 점은 각 챕터를 대륙별로 묶어서 설명해주었다는 점이다. 잘 알고있는 곳도 있었고 정말 배경지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곳들도 있었는데, 내용이 아주 어렵지는 않아서 지정학에..

Books/Book Review 2021.04.29

문지혁 『초급 한국어』

오늘은 작품의 주인공을 작가 자신으로 하여 쓴 소설을 작가 자신이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들었다. 제목은 《초급 한국어》. 사실 나는 이 책이 소설인 줄도 몰랐다. 오늘도 운동과 함께 오디오북을 틀었고,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낯익은 표지와 제목을 보고는 바로 듣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한참 들으면서 이건 에세이라고 생각하며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정보를 찾아보니 분류가 '한국 소설'. 그러고 나서야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누가봐도 민음사에서 나오는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표지였다. 처음에는 아무리 봐도 '소설'로 되어있는 장르를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해봤다. 그리고 작품의 설명을 보니, 작가의 경험에서 출발한 자전적 소설이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인공 이름까지 작가의 이름과 같다..

Books/Book Review 2021.04.27

김민철, 이숙명, 권여선, 권남희, 강이슬, 임진아, 이영미, 김세희 『마감 일기』

요 며칠 무료 오디오북으로 올라온 작품이 요약본이거나 땡기지 않는 작품이어서 몇일 쉬었는데, 고새 또 한권을 건드리고야 말았다. 주말을 맞이해서 여기저기 청소도 하고 이불도 빨고 하면서 듣기는 했는데, 어째 상황도 상황이고 내용이 꽤나 공감이 가서 다시 푹 빠져서 듣고 말았다. 일단 책의 타이틀부터가 눈이 갈 수 밖에 없었고, 첫번째 에피소드를 쓴 김민철 작가의 글을 들으면서 너무 공감포인트가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총 8명의 작가가 책 제목처럼 《마감 일기》라는 테마로 각자 글을 썼다. 작가들은 일단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작업을 갖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직업군에 속해있다. 물론 어느정도 연령대와 환경의 차이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환경 속에서 접하는 각자의 '마감'에 대..

Books/Book Review 2021.04.25

조설근, 고악 『홍루몽 11』

12권이나 되는 대장정이 이제 끝나가는 것 같다. 어느새 벌써 11권까지 읽었다. 확실히 초반보다는 후반부에서 조금 더 스피드가 붙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내용상으로 11권은 좀 우울한 느낌이랄까, 몰락해가는 한 집안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주인공 보옥이는 구슬 잃어버린 이후로 아직까지 바보가 된 느낌이고, 심지어 계속해서 대옥이의 죽음에 얽매이며 세상 꼴보기싫은 캐릭터가 되어있는 듯 하다. 거기다가 가사나 가진은 귀향살이, 그나마 가정만 사면되면서 세습직을 물려받기는 하는데, 이미 집안상태는 엉망인데다가 유일하게 복권된 가정이 워낙에 집안살림에 젬병이라, 역시나 이번에도 고구마를 잔뜩 먹은듯한 스토리가 전개된 듯 하다. 그 와중에 가장 멀쩡한 캐릭터로 주목을 받은..

Books/Book Review 2021.04.24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팩트풀니스』

이 책을 대체 언제 구입했었던가... 아마도 출간 당시 진작에 구입해두고 아직까지 묵혀두고만 있었던 책이었다. 결국 이 책을 읽고있던 친구 덕분에 억지로 밀어붙여서 함께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느꼈지.. 꼭 지레 겁먹고 안읽고 있던 책들은, 막상 읽으면 술술 읽히거나 막 재미있거나 그러더라... 아마 대표적인 책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였지. 물론 아직도 읽고 있는 시리즈이긴 하지만 이건 진도가 안나가서가 아니라 워낙에 긴 소설이라 그렇다. (각 시리즈 당 3권씩 7시리즈이니.. 21권을 당장 읽어제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매우 잘 읽히고 공감포인트도 많았으며, 좋았다. 사실 여러가지 연구 혹은 보도자료에서 통계자료나 데이터들이 많이 활용된다. 우리는 이렇게 ..

Books/Book Review 2021.04.23

김하나 『말하기를 말하기』

아.. 또 당했다. 오늘은 풀버전이 안올라올 줄 알고 오디오클립에 들어가 봤는데, 오늘 무료로 올라온 오디오북은 풀버전임은 물론이요 내가 좋아하는 김하나 작가의 산문이었다. 이전 작품 중 황선우 작가와 함께 썼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오늘의 무료 오디오북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덕분에 이틀 연속으로 하루종일 오디오북을 읽는 사태가 일어났지만...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아니 듣고난 지금 오디오북을 듣길 잘했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책 속에서 김하나 작가는 자신을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순서 또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읽고 난 후에 써야하며, 듣고난 후에 말해야 한다. 이 한 문장 안에서 이미 느낄 수 있듯이 굉장히 공감되..

Books/Book Review 2021.04.22

영주 『결혼 뒤에 오는 것들』

요즘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오디오북을 조금씩 접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달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디오클립에서 매일 24시간 무료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고 매일 무료 오디오북을 듣고있는 것은 아닌 것이, 대부분은 요약본으로 제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가끔씩 풀 컨텐츠를 제공해주기도 하는데, 그런 책들을 발견할 때면 날잡고 읽어보려고 하는 중이다. 그런 계기로 얼마 전에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도 오디오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이 풀 컨텐츠로 올라온 것을 보고 읽을까말까 고민을 하긴 했었다. 일단 제목에 '결혼'을 언급하고 있는데, 나는 현재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또 아직까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험삼아 앞부분을..

Books/Book Review 2021.04.21

조설근, 고악 『홍루몽 10』

이번 10권은 조금 우울한 내용들도 꽤 많았던 것 같다. 1권부터 몇번씩이나 자체스포 된 내용이었던 대옥이가 드디어(?) 죽었고, 보옥이도 구슬을 잃어버리고 시름시름 앓는다. 철없고 누나들 좋아하는 보옥이의 모습이 혀를 끌끌 차게도 했었지만, 역시나 생기를 잃고 시름시름 앓는 것도 참 보고싶지 않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 보옥이가 구슬을 잃어버렸을 때에는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로 지나갈 것만 같았는데, 그 사건이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줄을 몰랐던 것 같다. 역시 소설의 시작이 되었던 설정은 무시하면 안되는가보다. 무엇보다 조금 충격적인 내용은 그런 보옥이를 결혼시키기 위해서 가족들이 진행했던 일들이었다. 물론 나 역시도 그동안 대옥이가 짜증유발 캐릭터였기에 그다지 정이가지 않았지만, 대..

Books/Book Review 2021.04.20

성진환, 오지은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진작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지만 그동안 구입하지 못했던 책이 무료 오디오북으로 올라왔기에 잽싸게 들어보게 되었다. 워낙에 오지은씨의 글을 좋아하고, 예전에 읽었던 에세이 《익숙한 세벽 세 시》를 꽤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 에세이도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심지어 스윗소로우의 팬이기도 했던지라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관심이 생겼다. 책은 꽤 간결하게 쓰여있었고, 둘이 결혼을 하게 된 과정 그리고 결혼한 이후의 두 사람이 꾸려가는 일상에 대해서 정말 소소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워낙에도 두 사람의 생각과 주장들이 늘 나름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던지라 그들이 하는 이야기, 생활 자체에도 꽤나 관심이 가기도 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러한 점은 역시나 글 속에 잘 묻어나고 있었다. 조..

Books/Book Review 2021.04.18

무랴아마 사키 『별을 잇는 손』

며칠 전에 《오후도 서점 이야기》를 완독하고 나서 서둘러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오후도 서점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전혀 엔딩에 문제는 없었는데, 이 《별을 잇는 손》이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바로 이어서 읽게 되었다. 워낙에 본편이 동화같은 이야기였다보니,후속편 역시 동화같은 이야기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여전히주요인물들 중에 악인은 없으며,큰 사건사고나 우여곡절없이 훈훈하고 아름답게 이야기가 진행된다.내가 요즘 뭔가 스트레스 받는 일이 그렇게 많았던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유독 이러한 스토리가 땡겼을까?비현실적일 정도로 잔잔하고 훈훈한 이야기에 꽤나 만족을 하며 읽었다. 본편에서 오후도 서점으로 오게 된 주인공 잇세이가 본격적으로 서점을 꾸려가는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Books/Book Review 2021.04.16

페터 한트케 『어느 작가의 오후』

정말 우연히, 충동적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물론 책을 사놓기는 진작에 사놓았다. 페터 한트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이후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당연히 쉽게 읽힐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쉽게 술술 읽었던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 역시 그러했다. 분량이 꽤나 짧아서 금방 읽기는 했지만, 분량에 비해서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 작품이 어려웠다기 보다,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어느 작가의 오후를 여러가지 배경 속에서 굉장히 몽환적 혹은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자가 '그'라고 지칭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화자'와 '그'가 자꾸 동일시 ..

Books/Book Review 202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