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0권은 조금 우울한 내용들도 꽤 많았던 것 같다. 1권부터 몇번씩이나 자체스포 된 내용이었던 대옥이가 드디어(?) 죽었고, 보옥이도 구슬을 잃어버리고 시름시름 앓는다. 철없고 누나들 좋아하는 보옥이의 모습이 혀를 끌끌 차게도 했었지만, 역시나 생기를 잃고 시름시름 앓는 것도 참 보고싶지 않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 보옥이가 구슬을 잃어버렸을 때에는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로 지나갈 것만 같았는데, 그 사건이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줄을 몰랐던 것 같다. 역시 소설의 시작이 되었던 설정은 무시하면 안되는가보다.
무엇보다 조금 충격적인 내용은 그런 보옥이를 결혼시키기 위해서 가족들이 진행했던 일들이었다. 물론 나 역시도 그동안 대옥이가 짜증유발 캐릭터였기에 그다지 정이가지 않았지만, 대옥이를 좋아하던 할머니마저 이렇게 등을 돌릴 줄은 몰랐다. 심지어 그런 병이 있다면 지금까지 대옥이를 좋아했던걸 후회한다는 듯한 발언은 심하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분별력이 없어진 보옥이에게 속여가며 결혼식을 강행시키는 과정들... 이건 보옥이 대옥이 보채까지 세명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역시나 막장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서는 보옥의 아버지 가정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전까지 고지식하지만 듬직했던 가정의 실망스러운 면면들을 소개해 준 것 같다. 무엇보다 그 특유의 고지식함으로 일머리가 없는 모습까지는 좋았는데, 그걸 또 일관적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이십아에게 휘둘리는 모습은 참... 그리고 설반의 망나니기질이 가정의 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여간 설반과 금계, 보섬이도 여전히 가관이고... 어쨌든 앞으로 두 권 남은 이 스토리가 왠지 이 집안의 몰락으로 끝나는건 아닌지 조금 걱정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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