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E-Book 438

마스다 미리 『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의 책을 참 좋아했더랬다. 물론 만화책 말이다. 아무래도 내가 마스다 미리를 처음 알게된 것도 '수짱시리즈'를 통해서이니 말이다. 정말 단순한 만화같은데 그 안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공감되는 멘트를 쏟아내는 마스다 미리의 감성이 좋았다. 그리고 우연히 리디셀렉트에 올라와 있는 마스다 미리의 소설이라는 단어를 보고 주저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에 만화를 통한 에세이들에서 느꼈던 만큼의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소재, 우리의 삶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담히 풀어내는 그녀의 화법은 만화이건 문장이건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장편 소설이라고하는 하지만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고, 또 내용 또한 정말 술술 읽힌다. 어디에서나 있을법한 이야기, 그리고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

Books/Book Review 2023.02.13

미셸 자우너 『H마트에서 울다』

소문을 엄청 듣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책을 연초에 집어들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심지어 소설인 줄 알았다. 내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기도 하고, 또 미국 친구들에게 워낙에 H마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터라, 내용과 장르가 어떠하든간에 내가 공감하거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 읽자마자 이것은 전혀 내가 생각하던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냥 마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물론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공감포인트는 꽤 많이 있다. 일단 한인마트가 소재로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음식, 한국의 문화, 예전 한국에서 자라왔던 기억들과 오버랩 되는 장면들 등등. 한국인이나 한국..

Books/Book Review 2023.02.13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벌써 새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작년부터 이어서 읽던 책들 중 새해 첫 완독책이 되었다. 그리고 새해 첫 완독을 한 책이 너무 좋았던 책이라서 기쁘다. 뭔가 든든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는 느낌이랄까? 정세랑 작가의 책은 아직 많이 읽지는 못했고, 《보건교사 안은영》과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었던 것 같은데, 두 작품 모두 크게 무겁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 같았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정세랑작가의 이미지는 이 두 작품과 같은 경쾌함과 즐거움의 이미지가 더 컸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크게 바뀐 것 같다. 유쾌함과 작가 특유의 패러디적 요소는 살아있는데 그것이 주된 장치가 아니었다. 나는 이 책 처럼 진중한 책도 드물지 않을까 싶을..

Books/Book Review 2023.01.06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이 책은 참 오래동안 책장에 넣어두고 묵혀두었던 것 같다. 거의 책이 출간되자마자 쟁여두었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게 되다니. 그래도 언젠가는 꼭 읽을 것 같아서 바로 질렀던게 아닌가 싶다.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이 책의 문체가 나와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지만, 작가가 누구인지 알기에 그리고 그 작가가 쓴 글이라면 아마 내가 싫어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이지 않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언어유희에 대해 유독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혹은 글을 잘 쓰거나 어휘표현이 수려한 사람들을 참 부러워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직업이 작사가여서 그럴수도 있지만, 평소에 간단한 말을 할때에도 그런한 말의 표현들이 묻어나온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그 생각은 바뀌지 않..

Books/Book Review 2022.12.31

이지영 『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

이건 순전히 동생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동생이 그리 책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을 읽겠다고 써 놓은 것을 보고 궁금증이 생겨서인데, 사실 이 책일 읽으려고 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동생도 이제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인데다가 워낙에 부부가 여행을 좋아한다.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을 시기이고, 또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에도 본격적으로 관련되어 있을 시기일 것이다. 심지어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에게 이런 제목의 책은 당연히 끌리겠지. 덕분에(?) 덩달아 나도 관심이 동해서 읽어보았다. 책의 내용 자체는 생각보다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어느 엄마의 좌충우돌 해외여행기 정도라고 하면 될까? 그리고 생각보다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 특히 ..

Books/Book Review 2022.12.31

브라이언 그린 『엔드 오브 타임』

이 책은 정말 안읽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읽게 된 책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난 지금도 난 이 책을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겠다. 정말 모임에서 함께읽은 책이 아니라면 손에도 안대었을 책이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물리적으로나마 다 읽었다는 위안은 남았다고나 할까.. 사실 브라이언 그린은 《엘레건트 유니버스》의 저자로 알고있었고, 내가 너무나 어려워하는 초끈이론과 양자역학의 영역에서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당연히 나와는 거리가 꽤 있는 영역이지만, 최근에 과학도서를 누군가 함께 읽는 시간들이 꽤 생겼고,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던 것 같다. 뭐, 결론은... 물리학은 여전히 너무 어렵다..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이 책은 조금 순한맛으로도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브라이언 그린이 무슨 바람이..

Books/Book Review 2022.12.22

델리아 오언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 책도 쟁여놓은지는 참 오래 되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이번에 집어들었다. 최근에 영화도 나와서 꽤 화제가 된 것 같기도 한데, 언제나처럼 나는 영화는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화제성 혹은 인기가 있었다는 뜻일 것이고, 또 실제로 주위에 함께 책을 좋아하는 신뢰(?)할만한 지인들이 추천을 참 많이 해준 책이기도 했다. 그래서 언젠가 꼭 읽기는 해야하는데.. 하며 늘 주기적으로 생각하던 책이었기에, 이번에도 주저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초반.. 중반... 정도까지 읽었을 때에는 이 책이 왜 좋은지 잘 몰랐다. 이미 책 설명이나 분위기에서 느껴지듯이 한 소녀의 고립에 대한 이야기 혹은 습지에 대한 풍경의 묘사, 그리고 당시 미국 사회의 모습들... ..

Books/Book Review 2022.12.22

伊坂幸太郎 『AX アックス』 (악스)

이번달 아마존 오디블 무료체험중이기도 하고 해서 이런저런 소설 중심으로 읽고있는데, 그 두번째 작품으로 읽게된 작품. 이사카 코타로는 늘 평균이상의 즐거움을 주니까, 비교적 안심하고 읽기 시작했다. 게다가 한글책도 있는지라, 오디블로 들으면서 번역본을 함께 보며 읽었다. 근데, 사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이다 보니 어느정도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전반부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잔잔하게 어느 킬러의 일상과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느낌? 그리고 아내에게 가지고 있는 공포(?)와 긴장이 너무 작위적이라고 느낄 만큼 심해서 조금 갸우뚱하며 읽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역시 후반부가 되어야 그 진가가 나오는 것 같다. 전체 챕터..

Books/Book Review 2022.12.21

川口俊和 『コーヒーが冷めないうちに』 (커피가 식기 전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어본 것은 몇 년 전인가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 리스트를 보았을 때이다. 이런 작품도 서점대상에 올라오는구나..싶기도 했고, 아니지 이런 작품이니까 그야말로 서점대상에 올라오겠지 싶기도 했다. 겉표지부터도 동화스러운 면이 있어서 막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이번처럼 오디오북으로 도전해보기에는 꽤 적당하다고 느껴졌다. 그 덕에 아마존 오더블 무료체험의 첫 작품으로 낙점. 일단, 오더블로 듣기에는 참 좋은 작품이다. 그리고 역시 서점대상은 아무 작품이나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좋아한 작품이라는 뜻이니까. 동화스럽기는 하나, 내 예상만큼 아주 가벼운 작품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아서, 독태기에 읽어도 좋고 마음이 추울때 읽..

Books/Book Review 2022.12.21

최태성 『역사의 쓸모』

이 책이 한창 서점에 진열되어있었던게 이미 꽤 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알게 되었을때 설민석 사건도 있었고, 여기에 반해 오히려 최태성 이미지 반등효과도 있었던 것 같아서 저자에겐 참 실례이지만 오히려 책을 안들여다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꽤 시간도 많이 지났고, 갑자기 밀리의 서재에도 올라왔길래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읽으면서 저자는 참 역사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나 역시도 역사가 너무 좋았고, 그래서 적성검사가 모두 이과를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문과로 왔던 사람으로서, 저자의 역사사랑은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책 속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역사 속의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풀었다.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고, 디테일하게 잘 모르던 이야..

Books/Book Review 2022.12.21

히가시노 게이고 『외사랑』

독태기가 되거나, 쉬는 느낌으로 조금은 쉬운 책을 읽고 싶을 때 집어드는 책들이 있다. 대부분은 에세이나 소설이 많은데 그 중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도 꽤 있다. 예전에는 추리소설이나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접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SF의 매력에도 푹 빠져 있는데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이젠 별 저항감이 없어진 것 같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용의자 X의 헌신》은 생각보다 그리 열광하진 않았고, 의외로 《공허한 십자가》같은 작품은 예상 외로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와 같은 풍자성이 짙은 작품들도 좋아한다. 어쨌든 이번 작품은 사실 작품설명을 보고 약간..

Books/Book Review 2022.12.07

김난도・전미영 외 『트렌드 코리아 2023』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출간되는 책이지만, 이걸 매년 챙겨읽지는 않는다. 물론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은 꽤 중요한 일이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챙겨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가끔씩 기회가 되면 읽곤 하는데, 올하는 그 기회가 되었던 듯 싶다. 요즘 너무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에 심지어 오디오북으로도 올라왔길래, 이건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되겠다 싶어서 틈틈이 출퇴근시간을 이용해 운전하며 들었다. 이 책을 즐겨 찾아읽는 편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들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라디오나 혹은 유튜브 등에서 누군가가 브리핑해주는 느낌이랄까. 워낙에 오디오북은 주로 에세이나 소설을 볼 때 이용하는 편이지만, 이런 형태의 정보전달성의 서적도 꽤 괜찮..

Books/Book Review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