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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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 Mashimaro | 2022. 12. 31. 09:03

 

 



이 책은 참 오래동안 책장에 넣어두고 묵혀두었던 것 같다. 거의 책이 출간되자마자 쟁여두었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게 되다니. 그래도 언젠가는 꼭 읽을 것 같아서 바로 질렀던게 아닌가 싶다.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이 책의 문체가 나와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지만, 작가가 누구인지 알기에 그리고 그 작가가 쓴 글이라면 아마 내가 싫어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이지 않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언어유희에 대해 유독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혹은 글을 잘 쓰거나 어휘표현이 수려한 사람들을 참 부러워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직업이 작사가여서 그럴수도 있지만, 평소에 간단한 말을 할때에도 그런한 말의 표현들이 묻어나온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그 생각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역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책 내용 자체는 생각보다도 많이 간결했고 또 너무 짧막짧막하게 써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조금 실망도 했던 것 같다. 내용이 너무 담백한데..? 라는 것이 나의 첫인상이었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젖는 느낌이랄까? 계속 읽어가다보니 작가 특유의 글투와 생각이 묻어나오는 느낌이었는데 그게 점점 좋아졌다. 내가 늘 부러워하던 그것. 어떻게 같은 사람인데 이러한 표현들이 가능할까.. 이렇게 담백하고 투머치하지 않고 적당하게 맺고 끊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이렇게 예쁜표현을 쓸까… 어느때는 파스텔톤처럼 은은하다가도 어느때는 적확하게 지적하기도 할 수 있는 그러한 표현들. 참 부럽다. 물론 타고난 센스도 있겠지만, 단련시키고 노력한 시간들도 있겠지. 이 책을 읽고나서는 유독 그러한 부러움이 진하게 남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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