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7

조르주 심농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오랜만에 매그레 시리즈를 꺼내서 《생폴리앵에 지다》를 읽고 나서 내친김에 다음 에피소드인 이번 작품을 읽어버렸다. 이번 작품은 나에게는 굉장히 생소한 운하를 배경으로 한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계속 운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도대체 이 운하, 배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제목인 마부, 혹은 말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어 굉장히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궁금한 것도 궁금한 것이었지만, 운하와 배들 물길안내인, 수문지기 등의 개념과 그 이미지를 상상하는데 꽤나 고생을 한 것 같다. 사실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그 이미지가 정확하게 그려졌다고 할 수는 없겠다. 실제로 그러한 환경을 접한 적이 없고, 또 간접적인 매개체로도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라서 심농이 나름 자세하게 묘사를 하긴 했지만 머리속에 확실하게 그림이..

Books/Book Review 2018.04.08

조르주 심농 『생폴리앵에 지다』

매그레시리즈는 《갈레 씨, 홀로 죽다》 이후로 완전 멈춰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집어들었다. 벌써 이 시리즈의 세번째 책인데 뭔가 슬슬 내 안에서 매그레 반장님의 캐릭터가 잡히는 듯 하다. 두번째 작품인 갈레씨의 에피소드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음 작품부터는 이런 인상적인 느낌은 받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세번째 작품은 시작부터 이색적이어서 금방 집중할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에 대한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하는데, 이번 작품은 수사의뢰가 온 것도 아닌 사건을 가까이서 겪었다는 이유로 매반장님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심지어 무대가 프랑스 내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프랑스의 지명도 익숙하지 않아서 생소하긴 마찬가지이지만, 더 익숙치 않은 지명까지 ..

Books/Book Review 2018.04.07

앤 브론테 『아그네스 그레이』

이걸로 브론테 자매의 책은 적어도 한 권씩은 읽게 된 것 같다. 가장 먼저는 중학생 시절,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접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극찬했었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벼르고 있다가 작년이 되어서야 읽고선 앵그리리뷰를 쓰고 말았는데, 이번엔 막내동생인 앤 브론테의 작품인 《아그네스 그레이》까지 접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폭풍의 언덕》과 같은 시기에 출간되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폭풍의 언덕》이 막장 아침드라마에 버금가는 자극적인 설정이었던 만큼 이 잔잔한 작품인 아그네스 그레이는 그만큼 눈에 띄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의 개인적인 순위를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난 《제인 에어》 - 《아그네스 그레이》 - 《폭풍의 언덕》 의 순위를 주고싶다. 사실 이 브론테 집안은 대부..

Books/Book Review 2018.04.06

라이언 홀리데이 『에고라는 적』

대여기간에 쫓겨서 급하게 읽게 된 또 한 권의 책. 하지만 급하게 읽었다고는 하지만, 꽤 좋았다. 오히려 읽다보니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어찌 정리해야 할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책인 것 같다. 사실 이 책의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은 처음 읽었고, 작가의 이름도 처음 접했다. 하지만 추천의 글을 쓴 사람들 중에 눈에 익은 이들이 있어서, 아주 생소한 느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밑줄이 많았던 것은, 저자가 책 속에서 다른 작가들의 글이나 고전 속에서 많은 예시를 따왔기 때문인 듯 하고, 작가 역시 이 책에 공감하거나 도움이 되었다면 자신의 덕이 아니라 그러한 작품들 덕택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이 책에서는 이것을 에고의..

Books/Book Review 2018.04.06

유자와 쓰요시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

대여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책들 부터 읽자고 책장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인지 전혀 생각이 안나서, 내가 이런 책을 왜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내가 고른 책이 맞구나.. 싶었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했던, 아니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기린맥주라는 걸출한 대기업의 나름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게 되면서 결국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문제는 건실하고 풍족한 기업을 물려받게 된 것이 아닌, 졸지에 4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억지로 사장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후로 저자가 이 유자와그룹을 유지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Books/Book Review 2018.03.19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대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다. 비록 아직 2권의 책 밖에 못 읽었지만, 이전에 읽은 《설득》과 이 책 《오만과 편견》을 비교해 보았을 때 비슷한 설정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한 집안의 결혼 적령기의 자매들이 좋은 남편감을 찾고, 주인공이 현명한 여성에 속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대의 여성상을 대표하는 자매들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인 베넷 부인 역시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이다. 아마도 제인 오스틴은 이런 식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린듯 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으면서 안심하는 부분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이다. 대부분은 현명한 여주인공과 이상적인 남성이 맺어지면서 끝을 맺는 결말인 것 같다. 제인..

Books/Book Review 2018.03.19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

본의아니게 요즘 페미니즘 관련 책을 참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82년생 김지영》이나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같은 실질적인 사례들이 모티브가 되어있는 책들을 유난히 많이 읽게 된 것 같다. 《82년생 김지영》을 통해서는 한국의 사례를,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를 통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엿보았고, 이 두책의 공통점은 결혼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갈등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이 책 《나쁜 페미니스트》는 미국의 사례가 중심이 되어있고, 저자인 록산 게이는 흑인여성이다.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악어 프로젝트》와 같은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포문을 여는데, 《악어 프로젝트》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범위를 다루고 있다. 일단 이례적인 것은, 저자는 자신을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힌다. 내가 ..

Books/Book Review 2018.03.19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이 애증의 책을 도대체 언제 사놓고 이제서야 다 읽은건가... 읽기는 2년 전에 읽기 시작해서 그대로 방치해뒀다가 오랜만에 다시 집어들어서 단숨에 주욱 읽어버렸다. 나에겐 한켠에 남아있는 짐 같았던 책이랄까. 사실 이 책이 빅히스토리에 대한 책이라는건 알지도 못한채, 그저 제목이 '사피엔스' 였길래 별 고민없이 구입해서 읽게 된 책이다. 아무래도 내 전공이 구석기 고고학이고, 우리쪽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로 전환되는데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존재가 바로 호모 사피엔스이기 때문에, 후기구석기시대의 시작과 전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거의 본능적으로 집어들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제목은 나름 적절했다고 본다. 그리고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피엔스라는 '종'의 개념을 가지고 설명을 시도했..

Books/Book Review 2018.03.13

마스다 무네아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이 책 역시 60일 무료대여를 통해 읽게 된 책이다. 츠타야를 창업하고 지금까지 경영해오고 있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인데, 장르로 본다면 경영 혹은 자기계발에 속하는 책일테지만 나는 이 책을 어느 경영자의 에세이라고 분류하고 싶다. 사실 출간된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은 몇권이 있는데, 그러한 책들과 비교한다면 이 책은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그의 블로그 글들을 거의 그대로 발췌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어쩌면 좀 더 심도있게 그의 경영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살짝 부족한 느낌은 있다. 하지만, 블로그에 그의 생각을 정리한 글들이기 때문에 정말 날것에 가까운 그의 생각과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정말 이사람은 수시로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뼛속..

Books/Book Review 2018.03.13

고바야시 미키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이건 또 무슨책이야? 라는 느낌이었다. 60일간의 무료대여로 올라왔던 책인지라, 한번 읽어봐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또 왠지 표지도 가벼운 느낌이라 별 생각/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엔 이 책이 소설인 줄만 알았다. 아무리 무료대여라고.. 책의 장르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니...--;;; 아무튼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이건 전혀 가볍게 읽을 책도 아니고 또 그저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현대 부부관계, 가정의 구성, 성역할, 사회적인 여성문제 등을 포괄하는 이야기를 14명의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구성했다. 일단 남편이 죽어버렸으면...이라는 가정은, 일본의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대사이다. 간단한 사례를 보자면, 일..

Books/Book Review 2018.03.12

앨런 알렉산더 밀른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곰돌이 푸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빨간 티셔츠 한 장 걸치고 꿀단지를 들고있는 노란색 곰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애니메이션이나 어떠한 작품을 본 기억은 전혀 없고, 단지 캐릭터가 여러가지 형태의 굿즈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봉제인형이라든가 학용품 등에 그려진 그림,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물품들을 통해서 푸, 피글렛, 티거 등을 만나보았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이런식의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뜻이다. 그래서인가.. 절반이상은 호기심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그렇게나 익숙한 곰돌이 푸에 대해서 사실 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일단 이 작품은 아들이 가지고 놀던 동물인형을 의인화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푸, 피글렛, 티거, 이요르, 캥거와 ..

Books/Book Review 2018.03.12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에는 어떠한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었다. 아마도 그렇기 떄문에 내가 이 책을 읽겠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다. 사실 난 디스토피아 소설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될 수 있으면 밝은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가 좋고, 뭐 그게 안된다면 진지한 이야기.. 정도라면 좋을 것 같다. 그만큼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으면 우울해질 것만 같고, 책을 읽는 시간 자체가 그리 즐겁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추리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도 이어지지만, 또 하나 독서가 힘든점을 들자면, 디스토피아 소설이 갖는 특징 때문인 것 같다. 내 생각에, 우리가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으면서 공포나 씁쓸함을 느끼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이기 떄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주 먼나라 이..

Books/Book Review 2018.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