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Books/Book Review 557

최은영 『쇼코의 미소』

일본어 리뷰 [Japanese Review] チェ・ウニョン 『ショウコの微笑』 사실 이 책이 단편집인지는 몰랐다. 7개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첫번째 작품인 「쇼코의 미소」 는 중편소설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 같다. 사실, 책의 타이틀이 첫번째 작품 제목이라, 첫번째 작품을 다 읽으면 다른작품은 덜 재미있겠지...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참 특이하다. 각 작품이 다 살아있는 느낌이다. 다 읽고 난 지금의 감상으로는, 한작품도 버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단편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나한테 안맞는다고 할까? 글의 개연성을 알기 힘든것이 너무 많거나, 너무 뜬금없는 설정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아니면 너무 파격적인 이야기가 많거나... 하는..

Books/Book Review 2017.08.23

서수민, 조선희 『촌년들의 성공기』

서수민과 조선희. 사실 어찌보면 이름만 아는 사람들이었다. 서수민은 개그콘서트 PD의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고, 조선희는 유명한 사진작가라는 정도랄까. 그래도 왠지 이 둘이 썼다는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읽고싶어지더라. 근데 또 그게 나한테는 맞았나보다. 쎈언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두사람의 글이 참 많이 와닿았다. 대학때 만나 25년 절친이라는 이 두사람이 주고받는 듯한 말투로 써내려간 이 책을 보면서 쎈언니처럼 보이고 싶었서 아등바등했던 내 모습이 겹쳐지면서 꽤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서수민은 KBS에서 11년만에 뽑은 여자PD였고, 조선희는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사진작가이다. 두 업계 모두 남자들이 메인으로 활약하던 시기에 일을 시작했다. 어쩌면 그러한 면에서 더 공감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Books/Book Review 2017.08.14

민족문제연구소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이 책의 제목은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지만, 사실 군함도는 이 책의 입구에 불과하다. 이 책은 식민지 조선인들의 강제동원에 관한 역사이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고싶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내가 문화재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있고, 또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입장에서, 한창 이슈가 되었던 군함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하는 궁금함에서였다. 작년에 발간된 한수산 작가의 '군함도'라는 소설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소설보다는 사실로 접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첫 챕터에서는 군함도에 대한 이야기와 강제징용에 관한 이야기들로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일부분에 불과했고, 다음장으로 넘어가면서 일본열도를 종단..

Books/Book Review 2017.08.13

恩田陸 『蜜蜂と遠雷』 (꿀벌과 천둥)

일본어 리뷰 [Japanese Review]恩田陸 『蜜蜂と遠雷』 이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일본어 원서인데다가, 페이지수가 무려 507페이지에, 편집이 2단편집이다. 그러다보니 실제 비슷한 페이지수의 다른 책들보다 내용이 훨씬 많다. 그래서인가, 킨들로 이 책을 읽었는데... 1시간가량을 열심히 읽어도 1~2%정도밖에 진행이 안되었다고 나온다. 아무튼 그 길고도 긴 대장정을 끝낸 느낌이다. 그런데 그건 비단 내가 책을 읽는 과정 뿐 아니라, 내용 자체도 책을 덮는 순간, 주인공들과 함께 콩쿨이라는 대장정을 끝낸 느낌이 든다. 주인공은 아마도 4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스토리는 이 주인공 4명의 성장스토리라고 할까? 사실 이러한 음악, 심지어 콩쿨을 소재로 한 내용이라고 한다면 반드시 천재가 존..

Books/Book Review 2017.07.29

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0』

이 책을 작년 10월부터 읽기 시작했던가? 20권이라고는 하지만 꽤 오래걸렸던 것 같다. 사실 만화로 되어있는 책이라고 해서 조금 얕봤던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근데, 만화라고 생각하고 쉽게 덤볐다가는 꽤 고생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일단 형식상으로는 만화라고는 해도 텍스트가 엄청나게 많아서, 이게 만화인지 인문서적인지.. 뭔가 속는 기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내용상으로도 만만치는 않다. 물론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현대어도 섞어가며 작가가 고심한 부분이 보이는데, 그 내용들이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용의 고증이 어쩌고 저쩌고를 떠나서 작가의 이러한 작업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저자인 박시백씨는 역사를 전공한 사람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 자료들을 뒤지며 이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

Books/Book Review 2017.07.14

다카기 나오코 『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たかぎ なおこ)의 책을 최근 꽤 읽고있는 느낌이 든다. 30대 여성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작가가 마스다 미리(益田ミリ)라고 한다면 다카기 나오코는 30대 중에서도 30대 중후반의 여성들이 읽으면 참 공감할 수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다카기 나오코의 책은 2권(도쿄에 왔지만,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을 읽었는데, 현재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굉장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바로 위시리스트에 넣을 수 있었다. 사실 혼자 멀리 떨어져서, 심지어 결혼도 안하고, 이렇게 혼자 생활하고 있으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 '효도'에 대한 것이다. 장녀였기 때문에 늘 가장 먼저 경험하고 또 자..

Books/Book Review 2017.07.12

야마오카 소하치 『대망 10』

대망 (중에서도 '도쿠가와 이에야스'편)도 이제 종반으로 가고 있다. 9권에서 세키가하라전투가 끝난 이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실제로 10권에 들어오면서는 전국시대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전쟁의 시대에서 정치의 시대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일본 내부의 사정만이 아닌 서양 열강들과의 관계가 꽤나 큰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대망을 읽었던지라, 조선시대 후반에 쇄국정책으로 일관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굉장히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또 그러다보니, 선교를 기치로 하고 일본으로 흘러들어왔던 서양의 배들이, 그들의 상황에 따라 구교와 신교로 대립하는 모습이 일본 내부상황에도 갈등을 가져왔다는 점들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히데요시 시절부터 이미..

Books/Book Review 2017.07.11

뤼디거 융블루트 『이케아 불편을 팔다』

사실 이 책은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을 읽게 되면서, 참고하기 위해서 골랐던 책이다. 최근에 한국에도 이케가 매장이 생긴 것 같고, 일본에서도 이케아는 매우 인기가 있는 브랜드이다. 그런 이케아를 소재로 한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사실 내가 이케아라는 회사에 대해서 그다지 알고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구성은 참 특이했다. 전반부에는 이케아를 창업한 잉바르 캄프라드에 대한 일대기랄까? 거의 전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그가 어려서부터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타고난 장사꾼이어서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파는 법을 아는 아이었다든지, 또 사소한 것을 팔기 시작하면서 이케아라는 큰 기업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등... 잉바르 캄프라드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Books/Book Review 2017.07.06

오리가미 교야 『기억술사 1: 기억을 지우는 사람』

이 책의 장르는, 마치 만화같은 책표지와는 다르게 '호러'라고 되어있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굉장히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서운 걸 못읽으니깐. 근데, 읽은 분들의 이야기나 역자의 해설을 보아도, 이 책을 호러물로 인정할 수 없다던지, 호러라고 해야하는지 판타지라고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반응들을 보고 읽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확실히, 이 책을 호러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호러의 정의가 어떠하든간에, 무서운거 못읽는 내가 이 책을 다 읽었거든. ㅎㅎ 그것도 생각보다 금방 읽게되었다. 그만큼 내용이 궁금해서 후딱 읽어내었던 것도 같다. 이야기는 '기억술사'라는 도시괴담 혹은 도시전설이라고 불리는 개념을 차용하고 있는데, 여타 도시전설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나 역시도 TV에..

Books/Book Review 2017.06.29

김진명 『고구려 6. 구부의 꿈』

이 고구려 시리즈는 정말 오랜만에 읽었던 것 같다. 5권을 읽고 나서 대체 몇년이 지났는지.. 6권을 읽기 시작했는데, 대체 이전 내용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4권은 기억이 나는데, 5권의 내용을 떠올리기가 힘들었다. 아무튼 6권은 고구부가 주인공이 되는 소수림왕때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권의 가장 인상적인 주제라고 한다면, 주인공 구부의 비전이라기 보다 그 근간에 있는 유학을 향한 비판인 것 같다. 유학으로 대표되는 공자와 진(晋)을 디스하는 것이 이 책의 메인 테마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의 그 강력한 지배와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그려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김진명이라는 작가는 참 재미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는 확실한 이야기꾼이다. 책을 펼치면 ..

Books/Book Review 2017.06.26

마틴 피스토리우스, 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어 리뷰 [Japanese Review]マーティン・ピストリウス 『ゴースト・ボーイ』 이 책의 저자인 마틴은 어려서 발병한 근육을 사용할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전신마비 상태에서 의식을 잃었는데, 열여섯 살 무렵부터 의식이 돌아왔다. 하지만, 겉으로 보았을때 전신마비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도 마틴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자식의 모습에서 절망하여 자살까지 시도했던 엄마가 내뱉은 한마디 말로 만들어진 이 책의 제목이 내 눈을 끌었다. 엄마의 절망감, 그리고 그 말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표현조차 할 수 없었던 마틴의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제목이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었던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비단 ..

Books/Book Review 2017.06.23

야마오카 소하치 『대망 9』

이번 권은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정체해 있었던 것 같다. 속도가 더디게 나갔다기보다, 거의 덮어놓고 들춰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TTS의 힘을 빌려가며 9권을 끝냈다. 사실 9권은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에 실질적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쪽으로 확실하게 판세가 기울게 되는 세키가하라 전투가 등장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책 내용 중에 가장 진도가 안나갔던 부분도 이 부분이었던 듯 하다. 뭐, 워낙 유명한 전쟁이기도 하지만, 결국에 전쟁에 판세를 가른 것은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배신이었고, 또 중요한 인물들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나 에케이는 생각보다 비중이 적고 좀 허무하게 죽은 느낌도 있다. 그나마 중요한 인물인 이시다 미쓰나리의 내적 갈등이나 감정적인 변화들이 자세하게..

Books/Book Review 2017.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