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구입해서 읽게 된 두번째 단편소설이 되었다. 첫번째는 《묘생만경》이었는데, 추천해준 이들도 많았고, 덕분에 저렴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이번 소설은 단순히 리디북스에 올라와 있던 안내페이지를 읽고 충동구매 하게 되었는데, 이 작품 역시 단편소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재미있다. 그리고 복잡하지 않다. 《묘생만경》이 동물들의 심리와 세계를 디테일하게 서술해주면서 특별한 관점에서의 재미를 전달해 주었다면, 이 작품은 배경도 등장인물도 구조도 꽤나 심플하고 간결하다. 스토리 또한 그렇다. 뭐라할까, 스토리의 군더더기가 없다. 딱 필요한 설정과 필요한 서술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전개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고요하다. 중후반쯤 되면 대략 결말이 예상이 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식상한 느낌이 들지도 않는 것도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단편소설의 매력을 잘 나타낸 작품이라고 할까? 근데, 이건 작품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내가 언제부터 이러한 소재와 이러한 결말에 아무 충격없이 피식 웃으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니까 그렇지 이게 실화라고 한다면 정말 심각한 사건인데 말이다. 대부분 폭력이나 잔인함, 선정성 등이 있는 미디어를 경계하고 관리한다. 하지만 책이라는 매체는 어떠한가?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 역시도 자극적인 소재 혹은 상황설정에 많이 무뎌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급작스러운 당혹감이 잠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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