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이작품 영업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덥썩 구입해서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작품은 다 이유가 있다. 단편이기도 해서 일단 부담없이 읽기도 했지만, 그런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힌다. 그리고 심지어 박진감 넘치는 부분도 있다. 거기다 심지어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동물 혹은 가축들이라는 것.
제목에서 이미 감이 잡히듯이, 이 작품의 서술자는 고양이이다. 우리 허생님. 그가 자신을 영물이라 소개하며 풀어내는 이 좁은 곳의 이야기는 매우 놀랍기도 하고, 또 매우 일상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이 이렇게 몰입도를 주는 이유는 아마도 실감나는 동물들의 행동과 허생의 맛깔나는 입담이랄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점점 더 동물들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그들이 하는 행동의 의미 등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고 싶게 만든다. 이건 아마도 분명 작가의 필력이 우리를 그렇게 이끄는 것 같다. 작은 집 마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에피소드들과 사건들. 이는 인간사회와 그닥 다르지도 아니하고, 또 그 스펙터클함이 여느 장편소설 못지않기도 하다. 나도 안읽어본 사람들에게는 강력추천하게 될 것 같다.
나는 수많은 시간을 엉뚱한 곳에서 영물을 찾겠다는 헛된 노력에 바쳤던 것이다.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빛나는 지성과 재미있는 개성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린 존재를 두고 말이다.
인간들은 잘 모르겠지만 고양이들은 사실 키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까만 눈동자와 동그랗고 하얀 머리가 새앙쥐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시골 생활에 대해 물을 때는 항상 조심스럽게 말을 아낀다. 나는 그런 태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누구나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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