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언제 구입했더라.. 심지어 메인서점인 리디북스도 아닌, 알라딘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구입이라기 보다는 당시 많이 나왔던 50년 소장 제품이지만. 사실 구입은 해두고 왠지 어려울 것 같아서 정작 시작을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카페에서 함께읽기가 생겨서 이참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읽기 시작했다. 읽기 시작하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은, 대체 왜 이 책을 지레 겁먹고 읽지 않았을까..였다. 왜냐하면 너무 재미있었으니까.
일단 나는 서양사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학창시절 수업에서 들었던 가물가물한 기억과 몇몇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머리속에 들어와 있는 정보 정도? 언젠가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뭘 해도 기초부터 튼튼히 해야한다는 본능이 장착되어있는 나로서는 섣불리 손을 대기가 힘든 영역이었다. 그래서 이 책도 이제서야 읽기 시작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는데, 심지어 이 책 역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기 보다는 기원전 110년의 시기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사실조차 모르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기에 이 모든 것을 상쇄해주고 있다.
내가 관련해서 알고있는 정보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정도였던 것 같든데, 이러한 복잡한 당시 사회구조가 있었고, 이러한 문화였구나 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새삼 느끼고 있다. 그리고 길고 긴 시리즈 중에 고작 1부의 1권을 다 읽고나니 그래도 로마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씩 생기고 있는 느낌이다. 주인공도 역시 주인공답게 호감이고, 또 정치적인 플랜의 시초에 서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내가 아는 카이사르 말고 다른 인물) 역시 현재까지 매우 호감캐릭터로 남아있다. 문제는 술라인데, 이 인물을 왜 이렇게 초반부터 장황하게 설명하는가 싶어서 검색을 좀 해봤더니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었다. 문제는 이 인물은 호감형은 아니라는거. 특히 중반부에서는 술라가 사이코패스인 줄 알았다.
어쨌든 역사소설은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라고들 하는데, 나처럼 이 분야에 꽤 무지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더 흥미있는 책읽기기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나쁘지 않다. 또한 고증에 대해서도 나름 평가받고있는 작품이라서, 시오노 나나미의 작품을 읽지 않고 이 책을 먼저 접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3권씩 구성되어있는 시리즈가 7부까지 이어지는데, 21권이나 되는 이 긴 시리즈를 꼭 다 읽어냈으면 좋겠다. 뭐, 대망도 현재 17권 까지 읽었는데 이거 못읽으랴...^^ 근데 역시나 문제점은 이름들이 너무 헷갈린다.
로마에는 늘 멤미우스 같은 자들보다 베스티아 같은 자들이 더 많았다! 그렇다면 왜 모두가 항상 로마를 두려워하는가? 강력하고 부유한 일국의 통치자에게 조용히 사람 하나 보내서 단번에 데려오게 하는 로마의 뻔뻔함 때문에?
"넌 정말이지 감사할 줄을 모르는구나! 네 또래 중에 가족회의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특권을 누리는 애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니?"
"세상 사람들이 왜 여자보다 남자가 사업적 수완이 좋다고 잘못 생각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절대 그렇지 않은데. 그리고 내 사랑하는 남편, 당신은 남자들 중에도 특히 사업 문제에 맺고 끊음이 불분명해요! 율리아가 우리 가족의 운명을 바꿔주는 당사자인데, 율리아에게도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이 마땅해요."
"그들이 살인을 저지르는 건 단 한 가지 경우밖에 없어. 바로 그들의 소중한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서. 당신도 알지. 법이나 헌법, 뭐 그런 것들 말이오. 그런 목적으로 티베리우스나 가이우스 그라쿠스 같은 별스러운 호민관 한둘은 죽이기도 하지만, 로마 땅에서 외국인을 죽이지는 않아. 당신네 어르신에 대해서라면 걱정하지 마시오. 내 장담하는데 당신이 떠나면 주인어르신도 고향으로 보낼 거요."
그러나 유구르타는 그 무엇에도 감동하지 않았다. 유구르타는 오랫동안 그 광경을 내려다보며 앞으로 로마를 다시 볼 일이 없으리라 확신했다.
"팔리기를 기다리는 도시. 살 사람이 나타나면 눈 한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리라"
현명했던 미르토는 소년이 수업료를 치름으로써 전에는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배움의 기회를 스스로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보여주고 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세상 어디에도, 단지 로마인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 말이 언제나 옳다고 쓰여 있진 않습니다."
법이란 사람을 획일적으로 찍어누르는 거대하고 육중한 석판이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은 획일적이지 않으니까요. 법은 사람을 덮어주며 각 개인의 독특한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드러운 담요와 같아야 합니다. 우리 로마 시민은 로마 바깥 세상 사람들에게 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의 법과 법정은 그들에게 훌륭한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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