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독 김초엽 작가에 대해서 많이 듣게되는 것 같다. 가장 먼저 접하게 되었던 것은 겨울서점 채널에서 작가에 대해 들었던 것이고, 매우 관심이 있었지만 또 SF덕후는 아니었기에 계속 미뤄두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구입하기 전에 작가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싶어서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 단편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내용이 짧기도 하고, 또 이야기가 흡입력도 있어서 금방 읽었다. 그리고 잔잔하고 진지한 분위기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작가의 캐릭터가 드러났던 것은, 역시나 그녀의 과학적인 지식이었다. 제목에서부터 엿볼 수 있듯이, 이 작품 안에서도 관람차 캐빈을 통한 방정식이란 이름으로 국지적인 시간거품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방심하고 읽다가는 이게 대체 무슨소리야.. 하는 생각을 하기 쉽상이다. 그리고 뭐 실제로도 이야기를 파고들다보면 어렵다. 하지만 김초엽작가의 장점은 바로 이러한 어려운 개념과 소재를 진중하고 잔잔한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일 것 같다. 물론 이러한 나의 생각은 단지 이 짧은 단편소설 한편을 읽고 생각한 것일 뿐이긴 하다.
하지만 난 역시 이과적인 소재와 이야기를 좋아하기는 하는 것 같다. 무언가 자세히 설명해주고 가르쳐주는 이러한 서술형식이 좋다. 거기다가 이런 드라이한 소재를 굉장히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이것이 김초엽작가의 매력은 아닐까? 얼른 다른작품을 읽고 작가에 대한 생각을 업그레이드 시켜야겠다.
이제 언니를 보내줘야 했다. 우리의 시공간이 어느 순간 완전히 분기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언니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하루의 스냅 사진들을 매달아놓은 끈이 끝에서 끝까지 걸려 있을 것이다. 그게 언니가 가진 세계였다.
언니가 옳았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 세계는 거품 방정식의 해로 가득 차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니는 아주 천천히, 영원에 가까운 속도로 입꼬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언니가 의기양양하게 소리를 내어 하하 웃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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