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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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실뱅 누벨 『잠자는 거인』 - 테미스 파일 1

| Mashimaro | 2018. 10. 3. 19:10






요즘 유난히 SF소설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장르가 SF소설이라는 정보를 알고 읽기 시작했으며, 사실 디테일한 내용이나 설정은 알지 못한 상태로 일단 읽기 시작했다. 등장인물 중 한명이 어린시절 사고를 통해서 발견한 거대한 손 형태의 기계가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결국 이 손과 결합할 수 있는 다른 부분들을 찾아나서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책 소개에서 이야기하는 《마션》, 《세계대전 Z》를 연상시킨다는 표현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고싶다고 생각했던 것도 이 표현 때문이었다. 마션》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었고, 또 그만큼 디테일할 정도는 설명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기술과 학문들을 융합한 이야기설정이 꽤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SF소설을 그렇게 미친듯이 좋아하는 편이 아닌 나도 매우 재미있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설정은 SF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스토리전개는 다분히 정치적인 장치가 활용된다. 마치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랄까? 일단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소재들이 미국정부와 이를 포함한 다른 여러나라와의 정치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또한 미지의 인물인 주된 화자가 정해져있어서 그가 진행하는 인터뷰형식과, 등장인물들의 일기나 업무일지 등으로 서술된다. 즉, 무언가 기록들의 모음집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자료가 공개되는 것이 어느시점으로 설정된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단순한 SF소설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도 긴장감있게 이야기를 전개시킬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장르가 SF임에도 초반에 고고학적인 소재도 녹여주어서 나름 흥미있게 지켜보았다. 물론 고고학에 대한 어느정도 전문적인 정도의 지식을 베이스로 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방법론 등을 소재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나름 작가의 생각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한 SF적 설정이나 국제관계의 설정 가운데서도 어느정도 빈약한 부분도 보이고, 약간 비약 아닌가 싶은 부분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치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일단 재미가 있다. 사실 읽기 시작할 때에는 이걸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꽤 단숨에 한권을 읽어버렸다. 벌써 두번째 책인 《깨어난 신》을 읽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까.. 아직도 감이 안잡히는 상황인지라, 자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 같다. 





제가 아는 한, 탄소 연대 측정을 신뢰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이 유적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는 부수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곳의 상징물들이 뚜렷한 전력 공급원이 없는데도 지난 17년 동안 은은한 빛을 내뿜는다는 것을 제가 말씀드렸던가요?



○ 좀 정신 나간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끝까지 들어보세요. 가령 당신이 대화를 나누기에 기술공학적으로 아주 뒤처진 어떤 문명을 우연히 만났다고 가정해보세요. 6,000년 전에 이런 걸 만들 수 있었다면 사람들에게 엄청난 경외의 대상이었을 겁니다. 그 사람은 신으로, 악마로,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로 간주됐을 거에요. 자, 가령 당신이 사람들이 발견해주기를 바라는, 하지만 그들이 어떤 지점까지 진화했을 때만 발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겨놓고 싶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진화의 수준은 어떻게 측정합니까?



당시 당신은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성인 시각으로 그때의 행동을 판단하는 건 부당한 것 같습니다.



이 일이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책임이다.



나는 알아야 한다. 내 말은, 누구든 이런 일을 시작할 때는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미쳐버릴 테니까.



당신은 국경을 넘어 비행하는 것을 그토록 우려하지만 국경은 사실 지도상에 다른 색으로 표시된 선에 불과합니다. 3,000년 전에는 이런 선들이 없었을 테니까요.



사람들은 흔히 리더십과 운용 능력을 혼동하곤 하죠. 저는 그들의 평가에 동의합니다. 확실히 당신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반면에 세부 사항을 짜는 건 당신 강점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령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체계적인 사람은 아닐지라도 당신의 경험과 지혜를 모든 이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면 영예롭지 못한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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