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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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진민영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Mashimaro | 2020. 8. 22. 12:30






이 책은 100% 제목때문에 골라잡았던 책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말은 내가 정말 입버릇처럼 내뱉고 다니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학생활을 하면서 정말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고, 앞으로를 또 고민하고 있는 요즘에 다시 빈번하게 내뱉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과연 이 책을 쓴 작가는 이 제목을 달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가 몹시도 궁금했다. 


책의 내용은 여느 에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도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내용이 길지도 않았고, 또 심각하게 공감되는 내용들도 너무 많았기에 진도가 안나갈 이유가 없었다. 사실 내용은 새롭지 않고 언제나처럼 늘 비슷한 내용이다. 근데 왜 이렇게 와닿는걸까 하고 신기해하며 순식간에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적과 에세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거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에세이의 경우는 작가의 경험과 우리가 경험할법한 무수히 많은 공감포인트가 가미된다. 그래서 불편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그 위에 균형을 잘 잡은 책은 마음속에 잘 정착이 된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포인트들이 전혀 생소한 것이 아니다. 아니 그보다 내가 경험하지 않는 것들이 거의 없다. 거의 모든 상황들을 적용해 볼 수 있을 정도라고나 할까? 새로운 생각들도 아니다. 한번쯤 할 수 있는 생각들이고, 심지어 행동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이 진부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아무래도 저자는 생각을 글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한게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한번쯤 다 머리속에 있었던 것들인데, 이렇게 글로 정리를 해주니 너무 명쾌한 느낌이다. 작가의 필력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책을 늦게읽는 나로서도 순식간에 읽은 책이지만, 정말 기분좋은 순식간(?)이었던 것 같다. 




사랑해 마지않는 일을 하며 살아야만 행복한 건 아니다. 열정을 직업화하지 않는 당신은 죄인이 아니다. 일하는 매 순간이 의미로 가득 차지 않아도 당신의 삶은 이와 별개로 충분히 가치 있다.


생업으로서의 직업이 결코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이 존중받아 마땅하고, 어떤 업종에 종사하든 일하는 모든 이를 높이 산다. 그러나 노동과 업을 통한 가치 실현 또한 높이 사기에 그들의 열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단지, 그 열망이 수단으로서의 노동을 폄하하는 근거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계 쳐다보며 퇴근 시간 기다리는 자신을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당당하게 ‘일’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도 된다. 행복한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준 ‘업’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해도 된다.


대화의 유능한 참여자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며 진솔함을 지킨다. 수만 가지 대답 가운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를 결정하기 전에 언제나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는 끝맺음을 고려한다. 쓸데없이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쓸데없이 날카로울 필요는 더 없다.


우리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호와 취미를 같이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내게 소중한 이유는 함께하면 나를 귀한 존재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서로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존재이기에 그 사실이 우리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한다.


거절을 하건 승낙을 하건 선택은 나의 몫이다. 제안을 한 사람은 두 가지 선택지 모두에 가능성을 걸어 둔다. 상대가 어느 한 쪽에 기대감을 더 걸더라도 사적인 그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일단 선택을 했다면 결정에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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