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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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미겔 데 시르반테스 『라만차의 비범한 이달고 돈키호테』

| Mashimaro | 2018. 10. 22. 16:32






제목이 길긴 하지만, 그 유명한 돈키호테의 1부 내용이다. 함께읽기를 진행하고 있는 책인지라, 매일 한챕터씩 읽었는데, 가지고 있는 펭귄클래식 100권 세트에서는 1부에 해당하는 내용밖에 없어서, 일단 1부까지는 펭귄판으로 읽은 셈이다. 이후 2부 내용은 열린책들에서 나온 완역판과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버전을 비교해가며 읽을까 생각중이다. 생각보다 동서판의 번역이 괜찮았다고 느꼈던지라, 동서판쪽에 더 무게를 두고 읽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려서부터 풍차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돈키호테라는 작품을 이제서야 제대로 읽기 시작한 셈인데.. 어쩌면 혼자 읽기시작했으면 제대로 못읽었을수도 있겠구나 싶다. 읽다보면, 스토리 자체는 황당하기 그지없고, 도대체 얜 뭐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주인공 돈키호테는 또라이 그 자체이며, 등장하는 지인들 역시 그런 돈키호테를 놀려가며 즐기는 느낌이 역력하다. 하지만 왜 이 작품이 그리 유명한걸까?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꽤 머리가 아파지는 작품이다. 사실상 황당한 스토리전개 라는 한꺼풀을 벗기고 들어가서 내부를 들여다봐야 하는 작품인 것 같다. 


내 배경지식 자체가 얕은 탓에, 작가가 의도한 많은 신랄한 부분을 다 간파하지는 못했지만, 세르반테스는 꽤나 비판적으로 비꼼의 해학을 이 작품에 때려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당시 사회, 종교, 문화, 제도 등등 많은 부분에서 대놓고 비웃음을 날리고 있으며, 때로는 셀프디스까지 해가며 자조적인 스케일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며 읽기 시작하면 이사람 천재 아니야? 라는 생각도 절로 들 정도이다. 아무튼, 읽으면서 짜증이 나는 것은, 내가 이 작가가 의도한 모든것을 간파하지 못하는구나..라는 답답함이다. 결국엔 공부가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그래도 분명 피식 웃으며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오히려 스토리가 황당무개해서 어의없을 정도.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집중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이 꽤 있다. 문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진행될 때에는 주인공 돈키호테가 잠을 자고 있거나, 어딘가에 정신을 잃고 있거나, 등장하지 않을때가 많다는 것이 함정. ㅎㅎ 2부는 속편의 성격이 강하다는데,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된다. 





이렇게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독서만 하다 보니 뇌가 말라버렸고 결국 분별력을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인님, 감사합니다만 저는 음식이 풍족하기만 하다면 황제와 한 상에 앉아 먹는 것보다 서서 혼자 먹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빵과 양파뿐일지라도 눈치나 예절을 차릴 필요가 없는 구석진 곳에서 먹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여러분은 독을 가지고 태어난 운명 때문에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 해서 살모사를 비난하십니까? 타고난 운명 때문에 지탄을 받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정말 불쌍한 자는 감사를 마음에만 품고 다니는 사람이지요. 그거야말로 죽은 신앙과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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