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묵혀두었던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다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살인이나 추리소설 같은 장르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평소에는 미뤄두는 편이었는데, 최근에 속편인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다행히 책은 매우 재미있어서 푹 빠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인공이 사이코패스적 기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분을 매우 무겁고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살인도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공권력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피해자가 복수를 하는 경우와 같이 무언가 여지를 주는 소재들은 참 많이 활용되고 또 실제 우리의 삶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이러한 상황이었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떠한 판단과 잣대를 들이댈 것인가이다.
주인공 릴리는 피해자로서 그에 대한 정당함(?)을 주장하며 범죄를 저지르게 되지만, 이것에 우리는 심정적으로 어느정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며 읽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이어지는데, 웃긴건 우리가 주인공과 그들의 팀을 응원하게 되는 모호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책을 다 읽고나면 그녀가 사이코패스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과연 우리는 그녀를 마냥 무서운 사이코패스라는 이미지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일까? 이 지점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세상에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없다. 우리의 관용적인 표현일 뿐이지. 하지만 죽이고싶을 정도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소설은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현실은...?
결말은 열린결말이지만, 우물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날 것을 암시하면서 끝난다. 이 지점이 바로 속편을 궁금하게 하는 그런 지점일 것이다. 열린 결말이기는 하지만 분명 거기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은 작품이긴 한데, 속편이라니... 이건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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