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참 여러번 빌렸다가 반납했다가를 반복하면서 정작 계속 읽지 못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달까지 가자》를 함께 빌려서 다 읽고 나니 이 책에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서, 반납기일 직전에 이렇게 완독을 하게 되었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었기에 오히려 더 다가가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내용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아니 어렵지 않았다기보다 정말 순식간에 다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다.
사실 정확한 스토리는 몰랐지만, 그래도 대강의 소재 정도는 알고있는 상태였기에 오히려 더 손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자마자 바로 푹 빠져서 단숨에 읽게 된 것 같다. 그만큼 윤재가 담담하게 서술하는 그 이야기에 푹 빠져 따라갔으며, 분명 나는 윤재와 '다르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입장에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곤이의 마음도 따라가려고 애쓰며 읽는 내 모습이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공감'이라는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공감능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감정이 메마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어쩌면 우리 자신도 이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공감'이라는 것을 학습해왔던 것은 아닐까?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은 선에서, 혹은 이게 사회적인 에티켓이니까... 정도의 선에서 '공감'이라는 룰을 만들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우리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감정에 서툰 윤재의 모습에 집중하게 되는 이유에도 그런 측면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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