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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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박훈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Mashimaro | 2023. 3. 31. 13:18

 

 

 

 

 

내친김에 서가명강 시리즈의 한 권을 더 읽었다. 사실 시리즈로 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최근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는 《판타 레이》를 읽다가, 관련시기에 맞춰서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있다. 덕분에 유럽사와 일본의 근대과학사가 연결되면서 한층 이해가 잘 되어서 즐겁게 읽고 있다. 그러다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읽으면서 서가명강 시리즈를 쓰윽 훑어보다가 이 책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근대과학사의 배경이 되는 메이지유신도 한번 좀 읽고 갈까? 하는 마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후다닥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이 서가명강 시리즈는 그렇게까지 길게 쓰여져있는 책은 아니라서 관련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개괄하거나 이미지를 잡기에 참 좋은 시리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면에서 이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도 메이지유신에 관련된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언급하면서 당시를 요약해주고있는 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쉽고 정리하면서 읽기 좋다. 특히나 메이지유신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워낙에 유명한 인물들이라 각기 따로따로의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눈에 모아놓고 읽으니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될 수가 없다. 중간중간 첨가되는 박훈교수님식(?)의 유머 혹은 코멘트도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딱 한가지, 읽으면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을 들자면, 일본어 용어에 대한 부분이다. 이건 내가 일본에 살고있고 또 일본관련 전공을 해서 그런거인지.. 아니면 이 책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명'이나 '장군'과 같은 표현들보다 '다이묘', '쇼군'과 같은 일본어발음 그대로의 표현이 여전히 익숙하다. 물론 한자음 그대로의 표기나, 한국책이니 일부러 그렇게 표기했을 수 있으나, 왠지 '장군'처럼 우리나라에도 그리고 현대에도 존재하는 용어와 같은 단어의 표현이 되니, 일본의 전국시대 혹은 막부시대의 쇼군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고 한번씩 필터링을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이건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기는 하지만, 책을 다 읽을때까지도 적응이 안되었던걸 보면, 나에게 있어서는 꽤나 임팩트있는 감상 중 하나이다.

 

어쨌든 이 서가명강 시리즈가 생각보다 잘 읽히고 흥미로운 주제들이 꽤 있다는 점에 새삼 챙겨읽고 싶어졌다. 심지어 리디셀렉트에도 올라와 있고, 밀리의 서재에도 올라와 있다. 즉 구독서비스에서 착실하게 서비스해주고 있는 시리즈라는 것. 사실 이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은 권오영 선생님의 《삼국시대, 진실과 반전의 역사》였던지라, 얼른 이 책부터 읽기 시작해야겠다. 

 

 

 

일본을 상대하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철저하게 알아야 한다. 또 전략적이어야 한다. 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것은 한국 사람들뿐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서양인들은 일본 사회를 조금 이상하게 보기는 해도 무시하지는 않으며, 중국인들은 꽤 미워하지만 그렇다고 깔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무시하고 본다. 꼭 알아야 할 지점에서 눈을 그냥 감아버린다. 그래서는 안 된다. 혹여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일본을 무시한다 해도 우리만큼은 일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일본을 존경한다 해도 우리만큼은 그럴 필요가 없다.

 

번을 떠난 사무라이를 낭인浪人이라 한다. 재수생이 일본말로 낭인이다. 로진,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것, 일본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상태다. 어딘가 하나에는 소속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맘이 놓인다. 이게 예나 지금이나 보통 일본 사람들의 정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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