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순전히 전작인 《막차의 신》을 너무 인상적으로 읽었기에 이어서 읽게된 동일작가의 책이다. 그리고 《막차의 신》에서 느꼈던 것 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훈훈한 이야기, 혹은 현실적인 이야기 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단지 설정이 바뀌었다고 한다면, 전작이 막차시간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은 첫차를 제목부터 등장시킨다. 시리즈물 구성으로는 알기 쉬워서 좋다. ㅎ
근데 책을 읽다보면 살짝 의외의 포인트가 바로 등장한다. 다른사람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첫차라고 해서 전작과는 달리 새벽을 깨우는 아침형인간들 혹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벗어나서, 이 책은 막차가 끊기고 첫차가 다니기 전까지의 이야기들이 주가 된다. 즉, 전작보다도 더 '한밤중-새벽'이 무대인 책이다. 그래서 빈번히 등장하는 주 장소는 신주쿠의 가부키쵸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작가는 뭔가 '밤'이 더 다루기 편한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그러다보니 전작보다는 덜(?)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느낌도 없지않아 있다. 적어도 전작에서는 주인공이 학생인 경우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잘 접하지 못했던 세계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전작에서도 느낀 작가의 세밀한 상황묘사들이 여전히 이어진다. 마치 자신이 많이 경험해봤던 것 처럼. 조금 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북지역에서 311을 겪고 도쿄로 흘러들어온 사람들의 에피소드도 섞여있다는 것이다. 센다이에서 10년을 살았고, 신주쿠에서도 6개월을 살았던 나로서는, 이 작품에서 너무나 아는 지명들과 아는 풍경들이 많이 등장해서 머리속으로 이미지화하며 읽기가 편했다. 그만큼 푹 빠져서 읽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전작의 메인소재가 '막차'이고, 다음 작품이 '첫차'였던 것 만큼.. 과연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 조금 궁금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재미있는 작가를 만났으니, 일본 작품들 중에 찾아봐야할 작가가 한 명 더 늘어난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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