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도 벌써 6권까지 왔다. 여전히 손오공과 삼장법사 일행은 서천으로 경을 찾으러 길을 가고있는 중이고, 여전히 이 주요인물들의 캐릭터는 짜증이 나기도 하고, 찌질하기도 하고.. 반복하며 진행되고 있다. 이제 지루해질 법도 한데, 그래도 6권을 읽는 동안 나름 질리지 않고 읽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삼장법사의 찌질함과 저팔계의 짜증스러운 성격이 바뀐 것은 아니다. 물론 사오정의 존재감없음도 여전하다. 아니 이번권에서는 그래도 살짝 등장하는 장면이 늘어나긴 했다.
조금 인상적인 에피소드로서는 여성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을 지나가는 에피소드였던 것 같다. 남성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설정이 고전작품에서부터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또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풀어내는 스토리라인이 나름 눈길이 갔다. 특히 어의없게 '임신'을 해버리는 삼장과 저팔계의 모습이 좀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고..ㅎ 그 와중에서도 삼장을 남편으로 맞아들이려는 여왕이, 결혼을 통해 남편에게 모든 권력을 다 넘겨주고 자신은 내조의 역할로 들어앉고자 하는 장면을 보면서 역시 고전작품으로써의 한계를 느끼게도 했다. 또한 이들 일행히 마을에 들어섰을때 "사람의 씨가 온다!"라고 표현하는 장면을 봤을 때는, 디스토피아 소설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후반에 나오는 파초선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확실히 홍해아가 꽤 비중있는 인물이기는 했나보다. 관음보살의 동자승이 되는 결과도 특이했는데, 그에 버금가도록 계속해서 관련인물들이 자꾸 등장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여간 이번 권에서도 온갖 보살과 여래와 신적인 존재들이 총출동 하는데, 이럴려고 초반 1권에서 그렇게도 손오공의 화려한 이력을 서술해왔나보다. 이 와중에 또 삼장은 손오공을 다시 한 번 내치기도 하고, 자꾸 되도않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삼장의 나약한 모습이 우리 인간을 대표하는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과연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에피소드들이 이어질지...
너처럼 무한량의 신통력을 지닌 자가 어째서 그토록 많은 강도들을 때려죽일 필요가 있었단 말이냐? 도적들이 비록 불량한 자들이라 하나, 결국은 인두껍을 쓴 사람의 몸인데 구태여 때려죽여서야 되겠느냐? 저 요사스런 짐승이나 괴물, 귀신과 도깨비, 정령, 마귀들과는 경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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