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2》를 읽은지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 함께읽기 스케줄에 맞춰서 묵혀놓았더니 완전히 존재자체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오랜만에 꺼내 든 3권이었으나, 너무 오랜만에 다시 읽기 시작한지라 중반정도까지 읽었던 책을 맨 앞에서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여전히 재미있었고, 이제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카이사르의 활약도 꽤 볼만했다.
저번권에서 술라는 이미 죽었지만 술라가 로마 공화정을 들쑤셔놓으면서 만들어놓은 법과 분위기는 여전히 작동하는 부분이 있었고, 또 그러한 부분을 정리하고 뒤집어 엎는 작업들도 꽤 이루어졌던 것 같다. 그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끼쳤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확실히 주인공은 카이사르였고, 저번편까지 나름 숨죽이며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편에서는 진짜 세상에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율리아의 죽음을 또 그런식으로도 활용하다니... 물론 그 이전부터 그려진 크라수스의 참모와 같은 역할로 활약을 하는 모습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이번편에서는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의 대립구조도 볼만했는데, 폼페이우스는 정말 여전히 어린아이와 같은 기질이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밉상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술라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폼페이우스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주물렀다고 한다면, 카이사르는 또 다른 방식으로 폼페이우스와 접촉하는 모습들이 재미있었다. 또한 이번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그려진 인물은 아마도 스파르타쿠스였을텐데,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이 에피소드를 다루었고, 책 마지막의 작가후기를 읽어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면서 집필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나 콜린 매컬로가 이 시리즈를 집필하는 방식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편에서는 꽤 잔인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많이 등장했는데, 십분형에 대한 부분과 십자가형에 대한 부분이었다. 물론 전쟁을 밥먹듯이 해대는 스토리인지라 잔인한 이야기들은 꽤 나왔었지만, 왜 유독 이번에 이렇게 자꾸 이부분들이 마음에 걸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킨닐라와 아이의 죽음은 카이사르만큼이나 나에게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충격.
어쨌든 이렇게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전체 7시리즈 중 3시리즈가 이제 끝났다. 4번째 시리즈인 《카이사르의 여자들》 부터는 아마도 카이사르가 제대로 주인공으로 존재감을 뽐내지 않을까 싶다. 과연 콜린 매컬로식으로 어떻게 카이사르를 그려낼 것인지 기대를 가지고 다시 쭉쭉 읽어가야 겠다.
"죽음을 맞게 될 한 사람으로 뽑히는 것과 그를 죽여야 할 아홉 명 중 하나가 되는 것 중에 저들이 무엇을 더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소. 저들에게 호전적인 면은 전혀 없단 말이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요." 그는 너무도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고 검은색 토가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원로원의 보수 세력이 올해 정권을 잡고 있을지 몰라도, 내년에도 유권자들이 같은 선택을 하리라고 확신하는 의원은 아무도 없어요. 로마인들은 정권 교체를 좋아하니까요. 또 로마인들은 소신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특히 그 사람이 가이우스 마리우스를 높이 받들어 모신다면 더욱 그렇겠죠. 그의 동상이 얼마나 많이 파괴되었든 간에, 로마 인민들은 그를 버린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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