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워낙에 빽빽하게 그려져 있는 미국 혹은 유럽풍의 카툰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 편견을 깨준 책이 등장했다. 예전부터 책표지를 봐오기는 했는데 얼마전에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서재에 담아두었었다. 그리고 야심차게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끊을 수가 없이 계속 손에쥐고 일게 되어버렸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은 《책 좀 빌려줄래?》인데, 이건 제목을 위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작 책 내용 속에서는 책을 빌려주기 싫어하는 책덕후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책을 빌려주기는 싫지만, 또 보고싶은 책은 빌리고 싶은 그런 아이러니한 마음이 담긴걸까? ㅎㅎ 어쨌든, 이처럼 이 책은 책표지에도 나와있듯이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이다. 솔직히 너무 재미있어서 "풉~"과 "킥킥~"을 남발하며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공감과 유머이다. 너무 재미있긴 하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 유머코드가 크게 와닿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이 독서광 혹은 책덕후인가? 그렇다면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은 '책'과 '글쓰기'에 대한 패러디 모음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쩜 이렇게 기발하고 재미있는지... 굳이 책을 많이 읽지 않더라도 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들도 너무 많다. 누가 보더라도 직접 책을 좋아해보지 않았다면, 혹은 글을 직접 써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쓸 수 없었을 거라는 정도는 잘 전달된다. 작가 프로필을 보니 현업은 의사고 남는 시간에 글을 써서 책도 냈었다는데, 진짜 잘난사람들은 뭘 해도 잘하나보다. 이렇게 또 감상이 부러움으로 끝나버리는듯.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
'Books >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 (0) | 2020.12.05 |
---|---|
리 버거, 존 호크 『올모스트 휴먼』 (0) | 2020.11.30 |
조설근, 고악 『홍루몽 1』 (0) | 2020.11.24 |
오승은 『서유기 1』 (0) | 2020.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