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선생님이 쓰신 책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읽게된 책이다.
선생님은 구석기고고학자이지만, 오래동안 박물관장도 하셨고, 대학박물관협회장, 한국박물관협회장, 그리고 현재는 ICOM(세계 박물관협회) 한국위원장이시기도 해서, 박물관에 대한 부분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덩달아 나도 박물관 관련일을 많이 접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니, 선생님의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또 지인들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하고,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장소들도 나와서 너무 반갑기도 했는데, 반면, 방문해보지 못하고 정보도 별로 없었던 박물관들도 등장해서.. 여러가지 의미로 참 열심히 읽었던 책인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공자들을 위한 전문도서인가..라고 생각해보면 그건 절대 아니다. 누가 읽어도 좋도록 아주 쉽게 적혀있다. 이부분은 늘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공공고고학, 내지는 학술적인 성과는 사회에 환원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잘 반영되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 있는 총 41개의 박물관을 소개하고 있고, 국립박물관에서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박물관까지 다양한 박물관들이 테마에 맞춰서 소개되고 있다. 박물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면 알게되겠지만, 사립박물관의 운영은 정말 녹녹치가 않다. 읽는 내내, 관심분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신 분들이 사립박물관을 세워서 운영하기까지 그 과정의 쉽지 않음과, 또한 앞으로 지속해 나가는 것에 있어서도 다른이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내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많이 부러운 부분도 역시 박물관에 대한 부분인데, 일반 시민들이 지역박물관에서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것이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따로 도슨트가 필요하지 않을정도이다. 오히려 자원봉사자들이 더 자부심을 가지고 박물관을 운영해가는 느낌이 들 정도고, 심지어 관장이나 직원은 순환적으로 교체가 되어도 자원봉사자들은 몇십년동안 계속 박물관을 지키는 정도이니, 그들의 자신감이나 자부심이 이해가 된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언급하거나 너무 힘듭니다...라고 하며 우는 소리를 내는 내용이 나와있지는 않다. 이건 단지 내 생각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즐기고 싶어도 어떠한 문화시설이 있고, 어떠한 박물관이 있는지 정보가 부족해서 즐기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또 굳이 유물, 유적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박물관이 엄숙하고 무겁다..라는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고, 또 거기에 저자인 전문가의 깨알정보들을 통해 해당박물관을 조금은 더 심도있게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 할까? 읽는 나도 다음에 한국에 여유를 갖고 들어갔을때 이곳에 가봐야지..라고 생각한 곳들이 있으니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박물관이나 이러한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지대넓얕이나 시민의교양 같은 책이 인기를 끌곤 했는데, 솔직히 그러한 책보다 더 인문학적으로나 교양적으로 쉽고 정확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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