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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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이승윤, 안정기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영향력, 인플루언서』

| Mashimaro | 2019. 11. 23. 23:35







나는 전자기기에도 관심이 많고, 또 플랫폼 시장에도 관심이 많은지라, 종종 IT관련 혹은 4차 산업혁명, 플랫폼에 관한 책들을 읽곤 한다. 또한 나역시 SNS, 블로그, 유튜브 등을 활용하고 있는지라,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이 책도 별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확실히 유튜버들이 쓴 경험위주의 글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이 '호()'인지 '불호(不)'인지를 이야기한다면, 난 '호()'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가 관련업무를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실질적인 상황을 잘 소개해주고 있고, 작가 본인이 인플루언서이기 보다는 서포터 역할에 가깝기 때문에 더 객관성있게 설명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인플루언서들 개개인이 경험담을 살려서 이야기하는 책들이 최근에 많이 발간되고 있고, 이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어서 좋지만, 나에게는 이 책이 조금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리디셀렉트에서 대도서관이 쓴 《유튜브의 신》도 빌려두었는데, 아마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이 책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보니, 인플루언서를 꿈꾸거나, 인플루언서에 대해서 연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텍스트처럼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듯하다. 전체적인 시장상황을 알 수 있고, 또 이를통해 파생되는 마케팅영역, 그리고 우리나라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듯한 MCN회사들의 구조나 성격 등, 실무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 또한 각 플랫폼, 그러니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등, 각각의 플랫폼을 개별적으로 파헤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플랫폼시장을 통해 파생된 개인 인플루언서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포괄적인 시야를 가지고 이 시장 혹은 상황들을 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치 《플랫폼 레볼루션》을 읽었을때 느꼈던 감상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교과서처럼 일독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 개인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졌던 시대가 있을까. 우리가 가진 조금의 잉여력(재미)과 조금의 재미, 미디어의 확산력이 결합되었을 때 평범한 사람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슈퍼 개인,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지 않지 않았을까.


왜 대중은 디지털 인플루언서들에게 열광하게 되었을까?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도 ‘영향력자’라고 불리는 개인들이 존재했다. 따라서, 디지털 세상 속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확대는 인터넷이 개인의 힘을 어떻게 키워주었는지를 살펴봐야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앞서 나온 디지털 인플루언서인 퓨디파이, 대도서관, 여행에 미치다, 띵굴 시장의 성공 케이스를 보면, 그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중이 열광하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들은 ‘소통’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고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콘텐츠라는 건 일방적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콘텐츠화하는 것이다.


앞서 나온 사례들은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의 삶에 침투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 않든 간에 우리의 의사 결정은 타인들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은 이러한 타인들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리서치의 결과는 타인으로부터 받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특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면을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것, 즉 친근감을 느끼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이제 분명하다.


지금 디지털을 이끄는 새로운 세대들은 모두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진 CG 투성이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자신들의 취향에 딱 맞는 독립영화 골라보기의 재미를 아는 세대라고 하겠다. 소수 팬의 취향을 저격하는, 저예산이지만 땀 흘려서 만든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의 개인 인플루언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디지털 세상의 인플루언서들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미디어 스타들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며 나와 공통의 관심사가 있고,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줄 때 우리는 깊은 수준의 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러한 공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즉 인정받는다는 것은 사회적인 요소이고, 자기주장은 자아와 관련된 요소다. 이러한 두 가지 문화인류학적 원칙을 바탕으로 SNS에서는 특이한 공동체 현상이 발현된다. 바로 ‘자기주장’의 욕구가 강한 인플루언서와 ‘인정욕구’를 원하는 팬들의 순환 구조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실망스러운 부분을 감추려 하고,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는 본성이 있다.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스스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용기를 낸다면 커뮤니티와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도 ‘나도 당당히 나설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 또한 사람들 사이에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이 최근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콘텐츠 검열 관리직이 새로운 극한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루에 한 명이 약 8,000건의 테러리즘·폭력·성인물 등 혐오 콘텐츠를 심의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혐오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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