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진지한(?) 책을 읽었다. 사실 분량도 많고 내용도 쉽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된 책이라, 억지로라도 시간안에 읽으려고 노력한 덕에 그나마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어려웠다. 내용자체가 어려웠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내가 정치개념이나 관련지식이 많지 않은 것이 그 이유일 것이고, 또 이 책에서 메인사례로 들고있는 '쿠바 미사일위기'에 대한 기본정보가 너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반복된 설명을 해주는 덕에 '쿠바 미사일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머리속에 확실히 삽입될 수 있을 것 같다.ㅎㅎ 물론 하나의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여러번 다루다보니, 어떻게 보면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일단, 이 책은 읽기 전부터 출판사에서 친절한 문자를 보내주었다. 요는,
1/3/5장은 이론, 2/4/6장은 이론의 역사적 사례 적용된 부분입니다. 이 책의 엣센스이자 다른 사회과학서와 차별화되는 내용은 홀수장이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은 짝수장을 먼저 읽고 홀수장을 읽거나 짝수장만 읽으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서평이벤트를 신청해서 여러번 책을 받아봤지만, 이런 메시지가 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정말 각잡고 읽어야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에겐 생각보다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읽으면서 자꾸 메시지 생각이 나서, 그냥 짝수장만 읽을까? 하는 고민을 수도없이 했다. 하지만 결국 어렵지만 순서대로 다 읽어보았다.
다 읽고나서 느끼는 점이지만, 역시나 짝수장에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한 부분이 읽기 쉬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오히려 정치개념이나, 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세개의 모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홀수장을 읽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짝수장의 경우, 모두 '쿠바 미사일위기'에 대해서 각 모델에 맞추어 다른 접근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면, 홀수장의 경우, '합리적 행위자', '조직행태', '정부정치'의 개념으로 나누어서, 각 모델에 대한 설명, 개념, 그리고 그에 맞는 여러가지 사례들이 서술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정치적인 개념이나 친절한 설명을 원한다면 홀수장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나는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전공자나 정치외교학 등을 공무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텍스트북으로 써도 될 것 같은 구성이었다. 마치 전공서적을 읽는 듯한.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았던 소재인지라 어려웠지만, 차근차근 읽으면 내용자체가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곱씹으면서 천천히 이해해가며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인데, 아무래도 서평기한이 있다보니 제대로 차근차근 읽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다시한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읽어봐도 괜찮지않을까 싶다. 사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서문을 읽고는 정치학적 이야기인데 너무 크게 일반화시킨 제목 아닌가?라는 생각도 조금 했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제목에 대한 납득이 되었다. 이런 정치적 사안에 있어서 하나의 '결정'을 도출해내기 위해서 이러한 피말리는 과정과 조율들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한 면에서, 대표사례로서는 냉전시기의 사례를 들고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현재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모든 '결정'의 타이밍에서 한번쯤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과학자가 보기에 예술가는 뉘앙스와 무작위성에 지나치게 매료되어 공통적이고 반복되는 요소 주변의 본질에서 벗어난 작은 것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예술가에게 과학자는 일반성을 추구하면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은 거칠게 다루는 것 같다. 외교 정책 분야에서 양 집단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면 상대방의 일에 대한 오만이나 무지가 정당화된다.
예술가와 과학자 사이의 간극이 아무리 커도 두 집단은 케네디 대통령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나타난 통찰력을 이해하고 겸허해져야 한다. “결정의 궁극적인 본질은 제3자가 이해할 수 없다. 사실, 결정하는 사람 자신도 모를 때가 많다. 의사결정 과정에는 가장 깊이 관여한 사람조차 알 수 없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부분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형식 면에서 오늘날 모든 대통령은 지도자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사실은 대통령에게 서기로서의 직책 이상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은 백악관의 주인이 모든 일에 대해 무슨 일이든 하기를 기대한다. …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다른 모든 사람이 대통령의 발밑에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대통령의 확실한 결단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는 뜻일 뿐이다. … 그들이 보기에 대통령의 행동은 자신들의 일에 매우 유용하다. … 대통령은 없으면 안 될 서기다. 워싱턴의 모든 사람은 대통령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영향력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사실, 법률과 관습은 리더십의 실체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정보가 많고 분석을 더 잘하면 보다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는 반면,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와 분석은 판단을 그르치게 하거나 아예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분석 마비’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결정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늦게 나오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정보와 분석을 통합하기 위한 구체적인 처리 방식은 마비를 피하면서 입력되는 정보를 확대하기 위해 의사결정 환경이 어떻게 구조화되는지를 포함한 의사결정 환경과 관련하여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각 모델은 상호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제1모델은 폭넒은 맥락, 국가의 큰 경향, 공유된 이미지를 그린다. 이런 맥락 안에서 제2모델은 정보와 방안과 행동을 만들어내는 조직 절차를 그린다. 제3모델은 정부를 구성하는 개인과, 서로 경쟁하는 인식과 선호가 결합된 정치 및 절차에 더 중점을 둔다. 각 모델은 결과를 결정짓는 인과적 요인을 찾는 검색엔진과 같다. 훌륭한 외교 분석자는 세 가지 모델이 제공하는 색실들을 엮어서 설명이라는 작품을 짜는 직공과도 같다. 이 책에서 하나의 틀에 넣은 여러 학자들도 세 가지 모델이 주는 통찰을 종합하는 데 있어 인상적인 직관력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렌즈로 찾아낸 요소를 종합함으로써 설명력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
'Books >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스 클라크 『현금 없는 사회』 (0) | 2019.05.28 |
---|---|
마쓰이 타다미쓰 『기본으로 이기다, 무인양품』 (0) | 2019.05.28 |
러네이 엥겔른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0) | 2019.05.02 |
레이 갤러거 『에어비앤비 스토리』 (0) | 2019.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