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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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구병모 『파과』

| Mashimaro | 2019. 1. 14. 21:36






이 책이야말로 정말 단숨에 읽은 책 같다. 양이 그렇게 길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이야기 전개 자체가 정말 끊지 않고 계속 읽게 만들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역시 무료대여로 읽었다. 구병모 작가의 책은 사실 처음 읽었는데, 비슷한 장르의 책들이 많은지 조금 궁금해졌다. 사실 자세한 내용은 전혀 모르고, 주인공이 살인청부업자 할머니라는 설정만 보고 흥미가 생겨서 읽게 되었다. 사실 살인청부업이라는 소재 자체도 낯설기는 했지만, 이 일을 하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정말 궁금했었다. 도대체 작가는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갈까 하고..


확실히 중간에 끊지 못하고 끝까지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역시나 주인공 인생에 대한 연민 혹은 공허함 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잘못 꿰어진 첫 단추때문에 그러한 인생을 살았던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 시절 그러한 상황에 있던 많은 소녀 혹은 소년들이 선택한 다양한 삶들이 정말 모두 녹녹치 않았겠다 라는 생각을 새삼 한다. 또 그럼에도 지독하게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작가는 삶의 그러한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서 조금은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은 왠지 각색해서 영화화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라는 텍스트로 읽기는 했지만, 읽는 내내 이미지가 그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영상으로 표현하면 더 진하게 감정들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번 해본다. 





아이의 팽팽한 뺨에 우주의 입자가 퍼져 있다. 한 존재 안에 수렴된 시간들, 응축된 언어들이 아이의 몸에서 리듬을 입고 튕겨 나온다. 누가 꼭 그래야 한다고 정한 게 아닌데도, 손주를 가져본 적 없는 노부인이라도 어린 소녀를 보면 자연히 이런 감정에 고이는 걸까.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것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과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향한 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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