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별로 읽지 않았다. '설득'을 다 읽었고, '오만과 편견'은 현재 읽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 제목은 대충 알고있는 것 같다. 그만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유명하고, 작가의 이름 또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설득'과 '오만과 편견'을 읽으면서, 왠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제인 오스틴이 소설 속에 자신의 삶 자체를 투영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시대의 여성의 입장에서 쓴 작품이 대부분이며, 또 여성의 역할 및 활동에 한계가 있었던 것 처럼 활용할 수 있는 소재 또한 한정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입장에서 읽어본다면, 작가가 의도한 바와는 또다른 감흥이 있음을 느낀다.
작품 속에서 많은 여성들을 결혼시키고 또 해피엔딩으로 그리고 했던 것과는 달리, 제인 오스틴은 몇번의 청혼을 받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채로 매우 40대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비교적 짧은 생을 살았던 것에 비해서는 꽤 많은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고, 또 이것이 여성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작품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본인의 경험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대상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경제적인 부분을 위해서 작품활동을 했다고도 하지만, 이 또한 자신의 탤런트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부분으로 정진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성상을 좋아한다. 물론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는 제대로 고구마먹은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그녀가 이상적으로 그린 여성상들은 경제력, 외향적인 요소들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성격과 지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감성적이었던 제인 오스틴의 실제 성격과는 달리, 그녀의 가족들이 꽤나 지성과 이성적인 것을 지향하는 가정이었다는 것에 굉장히 공감했다. 또한 그러한 환경과 조금은 상반되는 그녀의 감성적인 요소가 결합되면서 현재의 제인 오스틴의 명성을 만든 작품들을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내가 접한 작품은 겨우 두 작품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그녀를 좀 더 깊게 이해해보고 싶다.
오스틴 가족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보이는 것을 위험한 일로 여겼고, 감정을 믿지 않았다. 지성만큼이나 감성도 날카로웠던 제인은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듯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감정보다 생각을 바꾸는게 더 쉬웠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이 '틀린' 것이 될까봐, 가족들이 그 감정을 비난할까봐 두려워했다. 그때부터 제인의 의식은 습관적으로 논리와 감정의 모순에 주목하도록 훈련되었다.
《오만과 편견》은 예리하고 정확하며 균형을 잃지 않는 문장으로 유명하다. 이 소설은 산문과 운문 모든 면에서 18세기 영국 문학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소설이 지니는 아름다운 리듬감은 모차르트의 음악에 비견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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