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출장가서 일주일동안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토요일 오후 비행기로 일본에 돌아왔다. 사실 이번 일정이 워낙에 빡빡해서, 한국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르지도 못했다. 워낙에 그런 일정이다 보니, 괜히 한국 왔다갔다 한다고 하면 또 비행기 잘 떴나, 무사히 도착했나.. 하면서 걱정하실 것 같아서 아예 집에 연락도 하지 않았다. 내가 또 살갑게 평소에 잘 연락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보니, 그냥저냥 넘어간다 싶었다.
토요일에 청주에서 오전에 공항가는 리무진버스를 타고 막 출발을 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엄마한테 카톡으로 전화가 왔다. 전화해서 엄마가 하는말. "어디야? 집이야?" 아마 토요일이었으니, 연구실에 안가고 집에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전화하신 듯했다. 난 민망하게 "사실 나 지금 한국이야" 라고 말을 했는데... 얼마나 민망하고 죄송하던지. 오늘 다시 일본 들어가는 날이라 공항가는 길이라고 말하면서 엄마한테 말하면서.. 한국오는데 집에 연락도 안하고, 그거 딱걸려서 엄청 쫄아있는데, 엄마 왈. "그럼 몇시비행기야? 공항에 몇시쯤 도착해..?" 라고 하시면서, 공항에서 보자신다.
요는, 엄마가 총각김치를 담았는데, 새로담은 총각김치랑, 반찬 이것저것 조금씩 해서 EMS로 보내려고 전화하신 거였는데, 내가 마침 한국이라고 하니, 엄마가 반찬을 들고 직접 공항으로 오신다고 하시는 거였다. 참고로 우리집에서 공항까지는 자가용으로 3-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결국에 난 엄마랑 공항에서 접선해서 반찬을 캐리어에 쑤셔넣었다. 아시아나 수하물이 23kg까지인데, 20.8kg이 나오는 것까지 확인하시더니 바로 쿨하게 집으로 돌아가셨다..ㅋㅋ 뭐, 하긴 아빠는 차끌고 밖에서 대기하시느라고 얼굴도 못봤다. 하여간 정말 쿨한 우리 가족이다.ㅎㅎㅎ 물론 내가 올해 너무 자주가기도 했고, 또 10월말에 한번 더 한국에 가야하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집에 돌아와서 반찬이 들어있던 가방을 열어보니, 역시 우리엄마. 정말 야무지게도 싸셨다. 덕분에 냉장고는 또다시 가득차고, 내가 사랑하는 총각김치와 한동안 또 잘 지내게 생겼다...^^ 언제까지 엄마한테 이렇게 얻어먹고만 살 것인지 모르겠지만.. 또 언제 이렇게 엄마사랑 찐하게 느껴보나 싶어서 행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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