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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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정해연 『유괴의 날』

| Mashimaro | 2023. 9. 10. 21:05

 

 

 

예전에 친구가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아둔지는 꽤 오래되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그 이후 이 책을 읽은 친구들도 몇몇 더 늘어서 이미 재미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검증된 상태였는데, 역시나 일단 시작하니 멈춤없이 주욱~ 읽어버리게 되었다. 사실 설정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무언가 추리를 열심히 해야하는 정도의 책은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상당하다고 느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적 마음편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이 일단 악인으로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유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이지만, 작가는 이 주인공을 정말 강박적일 정도로 두둔하는 느낌이 들었다. 유괴라는 행위를 하는 원인도 그렇고 그 과정들 그리고 사후에 일을 처리해나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굳이굳이 이 주인공을 두둔하게 하는 행동과 대사들을 배치해 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러한 점이 이 정해연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의 정체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범죄라는 소재를 가지고 오긴 했지만, 너무 일반적이지 않은 설정과 전개. 물론 그 안에는 진정한 악인도 존재하고 말도안되는 실험과 설정들도 존재했지만, 그 작품 중심에서 움직이는 주인공을 그렇게 설정함으로 인해 작가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디스토피아를 읽으면 기빨리고, 추리소설이나 살인 등의 소재를 힘들어하는 내가 끝까지 그래도 어느정도 편안하게 책을 다 읽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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