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우연히 리디셀렉트에서 집어든 책이다. 그렇다. 주기적(?)으로 손에 들게되는 비혼관련 책이다. 솔직히 이제는 좀 지겨워질때도 될 법 한데, 왜 계속해서 '비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습관적으로 책을 들춰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번엔 비혼인데 집이 있단다. 이사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또 새로운 환경을 목전에 두고있기에 아무래도 이 제목이 계속 눈에 걸렸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비혼관련 책들을 읽으면 대개 비슷한 이야기와 화제들이 등장한다. 그러한 책들 안에서도 이 책이 조금이라도 차별화 되어있는 점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랄까? 나의 지금의 사정이 저자보다 낫다고야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저자는 프리랜서, 즉 비정규직인 상태에서 집을 마련한 케이스이다. 이건 굉장히 상징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산다는 것, 그리고 심지어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굉장한 불안요소 중 하나이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아무래도 미래, 노후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클 것이다. 아무래도 여기에서 '집'으로 대표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러한 부분에 '직면'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이 더 땡겼는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집은 자산의 하나이고, 또 집이 있으면 적어도 내가 있을 곳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 하나가 비혼자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인지 모른다. 그러한 면에서 저자는 자신이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들을 공유해주고 있고, 또 그러한 이야기들이 꽤나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저자가 여성이고 여성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나누어주고 있지만, 비단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비혼의 입장에서 비슷한 고민이 있다면 어느정도 공감할 수있는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집 있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된다’라며 나를 지지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아빠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앞으로 혼자 살아갈 내가 걱정됐는지 수시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가족이라는 혈연의 방식, 간병인이라는 자본의 방식, 제도라는 국가의 방식 외에도 소소한 돌봄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다. 엄마가 입원했던 모든 병실에는 엄마를 돌봐 주는 다른 환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엄마도 다른 환자들을 수시로 돌봤다. 오지랖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 나가서 꼭 다시 보자.” “언니 포기하지 마세요.” 서로 손을 꼭 잡고 격려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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