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독태기에는 아무튼 시리즈가 최고다. 신변의 변화도 있었고, 또 그러한 과정중이다보니 아무래도 책을 손에 들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텍스트와 멀어진 시간이 거의 세달정도 되는듯한... 덕분의 나의 독서노트가 꽤 휑해졌다. 그리고 이러다간 안되겠다 싶어서 급하게 집어든 것이 또 아무튼 시리즈. 이번엔 목욕탕이다. 표지부터가 참 정감있었고, 또 요즘 대세가 되어있는 찜질방과는 또 다른 레트로한 느낌이 있었다고나 할까? ㅎㅎ 뭐 읽다보니 역시나 그 느낌이 정답이긴 했지만...^^
사실 지금 일본에 살고있기도 하고, 또 현재 살고있는 지역에도 온천이 참 많은 지역이라서, 온천이나 목욕탕 등은 사실 떼어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이다. 심지어 집안이 춥고 목욕의 나라이기도 한 일본은, 집에서도 거의 매일 탕에 몸을 담그는 것이 문화인지라... 입욕제까지 여러가지 구비해두고 반신욕 등을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목욕탕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또 다른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어렸을 적 엄마와 함께 갔던 대중목욕탕을 떠올리게 했고, 목욕이 끝나면 입에 물고 나오던 우유에 대한 기억과 세신사 분들에게 몸을 맡겼던 기억들이 글을 읽음과 함께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목욕탕 특유의 수증기가득한 냄새가 올라오는 느낌도 들었다. 그만큼 저자가 글을 참 실감나고 맛깔나게 썼다는 느낌도 들었다.
어쨌든 어릴적 기억과 더불어 뜨끈한 탕에 몸을 담궜을 때의 그 느낌.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경, 또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서.. 이번에는 정말 사람냄새 제대로 나는 에세이를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안에서도 알몸 그대로 군더더기 없이 만난 느낌이랄까? 추억여행도 하면서 독태기까지 극복하게하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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