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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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배와 이집트학 이야기

| Mashimaro | 2020. 10. 15. 20:11






선배 중 한명이 이집트 고고학을 한다. 이오빠는 대학때부터 이미 이집트고고학 하겠다고 노래를 불렀던 사람인데, 아마 이집트고고학에 빠진건 그보다도 훨씬 전 일것이다. 원래부터도 나랑은 너무나도 다르게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던 사람이었는데, 이 이집트 고고학이라는게 국내에서는 할 수가 없는 환경이기에 혼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 꿈을 착실히 이뤄간 케이스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느냐 하면, 물론 내가 아는 것은 극히 부분적일테지만.. 일단 석사를 3개나 땄다. (석사 1개도 겨우 딴 내 입장에서는.. 휴...ㅠㅠ) 관련된 분야, 가능한 과정들을 거치고, 아마도 마지막 석사가 런던대학에서 땄을텐데.. 이 유학길 자체도 거의 혼자 뚫었다고 봐야한다. 


유학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아마 잘 알 것이다. 아무 연고없이 유학을 간다는 것은 정말 거의 힘든 미션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집트학 자체가 당연히 국내에서 학술적인 교류가 형성되기 힘들었을 것이고, 내가 봤을땐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떠난 유학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뭐 워낙에야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나마 견디지 않았을까 싶다. 


이 선배가 옥스퍼드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당시, 나도 일본의 대학으로 박사과정을 하러 왔다. 당시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1년동안은 정말 언어공부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하더라. 이집트고고학이라는 학문적 특성이 있으니 당연히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공부해야하고, 그 이외에도 영어 이외의 프랑스어, 독일어 등등 유럽 각국의 언어를 공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유인즉슨, 이집트학이라는 학문이 워낙에 서구권중심으로 발달되어 있는 부분들도 있어서, 논문의 인용문 등이 아무 설명없이 영어 이외의 원어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라틴어 계열의 언어를 모국어로 하고있는 이들에게는 큰 어려움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동양권 사람들이 연구하기에는 허들이 높은 학문이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종종 이 오빠랑 대화를 할때마다 같은 박사과정인데 내가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선배와 올해 2월에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이집트 관련 강좌를 하고있었고, 그와 연계하여 고고학탐방과 같은 컨셉으로 이집트 투어를 기획했던 것이다. 감사하게도 시간을 낼 수가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참여하기로 했다. 그리고 참 오랜만에 이집트에서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렇게 노력한 시간이 무색하게도 국내에서 활약하기가 쉽지 않는 현실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물론 본인도 이미 알고있던 일이었고 나 역시도 아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이집트학의 저변이 갑자기 넓어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 선배가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이집트학을 알리는 일이다. 그래서 고고학탐방도 기획했고, 여전히 강연을 하고있으며, 얼마전에는 EBS class e에 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 선배를 발견한 것은 유튜브 채널에서였다. 게임을 통해서 인문학 썰을 푸는 컨텐츠라고나 할까? 게임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처음 보는 채널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마치 이집트에 다녀온 후에 복습을 하는 느낌이랄까? 


혹자는 그렇게 오래동안 공부하고, 유학까지 다녀와서 유튜브채널 같은데 나오나?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 역시 선사고고학 전공자로서, 그리고 학교에서 강의를 통해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입장해서, 이러한 시도들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게임, 영화, 만화 등을 포함한 각종 문화컨텐츠들을 통해서 관련지식을 더 쉽고 더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모든학자 및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한다.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난 늘 전문가들이 쓰는 대중서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심지어 이집트학의 환경조차 조성되어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다양한 활동으로 이집트학을 소개하려고 하는 전문가의 몸부림은 얼마나 귀한가..하는 생각을 한다. 부디 선배의 시도들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아래에는 게임으로 배우는 고대이집트 컨텐츠의 영상을 링크해놓으려고 한다. 나도 게임은 잘 모르지만, 덕분에 이집트에서 배웠던 여러가지를 복습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 일반 대중분들이 이집트를 경험하는데 꽤 재미있고 받아들이기 쉬운 컨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상출처 : '44층 지하던전'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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