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를 통해서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 예전에 N님이 본인의 인생책이라고까지 표현하셔서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이 책이 이미 가지고 있는 범우문고 세트에 떡하니 들어있었던 지라.. 언젠간 꼭 읽어야지 라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심지어 주위에서 먼저 읽은 분들의 평도 좋고 해서 나름 기대를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 문제는 내 기대치가 너무 컸던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난 별로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은 처음 읽었다. 따라서 작가에 대한 이미지도 전무한 상태에서 읽었다. 설정 자체는 꽤나 관심이 가는 소재였는데, 왜 이렇게 감정이입이 안되었던 것일까? 심지어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도 두근두근 설레어하며 읽었던 나인데 말이다. 역시 프랑스 정서와 안맞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내 연애세포는 다 죽어버린 것일까? 하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주변에서 함께 읽은 다른 분들은 대부분 이 작품에 대해서 호평중이기 때문이다. 물론 《폭풍의 언덕》을 읽었을 때처럼 앵그리한 느낌은 아니다. 충분히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엄청나게 좋은 느낌도 아닌 참 애매한 느낌이다. 어쩌면 번역체에 대한 영향도 있었을거라고 조심스레 변명도 해본다. 그럼 민음사판으로 한번 더 읽어봐야하나...? --;;;
아무튼, 감정이입이 잘 안되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소설의 주인공은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다. 내가 폴르와 같은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로제가 어느정도의 매력을 가진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겐 빠지지 않으리라. 아.. 어쩌면 이부분이 감정이입을 방해한 부분일수도 있겠다. 시몽과 같은 남자가 내 인생에 나타난다면? 마치 드라마의 등장인물이 된 듯한 느낌으로 연애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폴르처럼 로제때문에 시몽을 내치진 않겠지만서도 시몽과 진지한 미래까지 생각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역시 이정도의 나이차이가 나는 남자랑은 연애는 가능해도 결혼은 불가능한걸까? 하는 재확인을 한 느낌도 들고.. 아무튼 그랬다. 아무래도 내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그랬던 걸까? 역시 나는 아직까지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관계를 지향하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내가 평범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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