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피엔스'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솔직히 너무 길다. 내가 나츠메소세키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 긴거 같다.. 끝이 안나 대체.. 그리고, '사피엔스'는 큰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 사실 주춤... 하고 있었는데.. 이북카페 155리더에서 이번에 선정한 책이 이 '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년'이었다. 음.. 아예 못들어본 제목에 처음보는 작가...였다. 사실 러시아는 이름부터 좀 어려워..ㅎㅎ 근데, 무슨책이지? 하며 호기심 반으로 첫페이지를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진도가 막 나가는거였다. 나츠메소세키의 분량공격에 지쳐있던 나는, 그에비해 짧기도 하고 내용상으로도 술술 읽히는 이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연구 얘기가 나오고, 일상적인 배경이라 부담없이 훅훅 읽고 있는데... 어라? 점점 얘기가 산으로 간다. (물론 진짜 산은 아니고 이유있는 산이긴 한데.. 알고보니 주변인물인 친구들도 다 연구자들이고.. 그런데 모두들 이상한 경험을 하는 중이고.. 결론은, 이들이 어떠한 존재로부터 계속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소설상에선 그게 황당하게도 외계인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제4의 문명이라 일컬어지기도 하고.. 하여간, 확실히 내가 산으로 간다고 느낄 정도의 상황이긴 했다. 나중에 이 작가들에 대한 소개와 그시기 러시아 문학 및 시대상황에 대한 글을 읽고나서야 어느정도 "아~" 했던것 같다.
스토리는 약간 산으로 가는 것 같긴 하지만 기본 내용자체는 어렵지 않아서 금방 읽히는 책인데.. 문제는, 이런 뒷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게 당시 러시아의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하는 것 같고, 실제로 작가들의 반 유토피아적 소설에 대한 국가차원에서의 압박 및 검열이 상당했던 걸로 봐서.. 쉽게읽히는 내용 치고는 생각할 부분이 많기는 하다. 단지, 이렇게 너무 열려있는 결말은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이 소설을 좀 더 찐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다른 관련 책들을 좀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걸 어느정도로 찐하게 생각해봐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서는 좀 갈등이 생기는 책이기는 한 것 같다. (내가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나봐...) 그래도, 이 책 덕분에 러시아문학에 관심이 생기긴 했다. 러시아소설들이 이름때문에 머리가 아프긴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입문서로는 괜찮은 책이 아닐까 싶다.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
'Books >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0) | 2017.03.09 |
---|---|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0) | 2017.03.09 |
박철범 『공부는 예배다』 (0) | 2017.03.09 |
제임스 워드 『문구의 모험』 (1)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