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역시 친구의 영업으로 읽게 된 책이다. 워낙에 술을 좋아하는 친구이기도 한데,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 위스키가 궁금해졌다고 하면서 최근 마시는 주종을 바꾸게 만든 책이라고 했다. 제목부터 그러한 분위기가 폴폴 풍기는 책이기에 예상은 했지만, 위스키라니... 정지아작가의 에세이였기에 정지아작가 하면 떠오르는 술이란 뭘까..했는데, 사실 위스키는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정말 취향이 확실한 위스키파였다.
아무래도 정지아작가의 책을 읽은 것은 전작 소설인 《아버지의 해방일지》였고, 이게 소설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자전적인 소설이었기에 작가의 삶의 과정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데 본격 에세이라니... 이거야말로 작가탐구(?)에는 매우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정지아작가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게된 것 같기도 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은 물론이고, 그 지인들과 가족들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당연하지만 정지아작가가 살아왔던 시대적배경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술과 함께 한 많은 인연들과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그녀의 작품들에는 매우 일관적인 축이 있기는 한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축을 가지고 가기는 하지만 매우 다양하고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들 중에서 꽤나 깊게 남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사람은 살아온 세월만큼 비례해서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잠깐잠깐 드러나는 작가의 부모님의 남다른 교육관 내지는 가치관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또 유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술을 매우 즐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확실히 위스키가 궁금해지게하는 작가의 필력은 부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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