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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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 Mashimaro | 2022. 11. 29. 20:12

 

 

 

 

 

오랜만에 진짜 대하드라마를 본 것 같은 소설을 읽게 됐다. 사실 이 작가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고, 또 이 작품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다. 단지 밀리의 서재를 쓱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었다. 출장때문에 장시간 운전을 해야했고, 그래서 오디오북으로 올라와 있는 작품을 찾은 것이었는데, 이 긴 장편소설이 오디오북으로 올라와 있었다. 재생시간은 20시간이 넘는 정말 긴 작품이었는데, 그 긴 재생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몰입감이 좋은 작품이었다. 

 

책소개에는 《파친코》와 비교하는 식으로 언급이 되어있는데, 내가 《파친코》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사실 그 시절 이야기를 그리 즐겨읽진 않는다.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게 너무 아픈 역사이고 또 그만큼 속상한 부분도 너무 많다. 그래서 즐겨읽진 않는데, 왠일로 손이 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너무 아프고 열받는 스토리들도 참 많았지만 그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청춘도 있고 나름의 로망도 녹아있다. 그러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삶을 살아내었는지를 참 잘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주요 등장인물들이 기생이라는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별 위화감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면에서 작가가 어떠한 면에서는 절제도 하고, 또 어떠한 면에서는 분개하기도 하며 밸런스를 잘 잡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정도로 솔직히 필력이 참 좋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긴 서사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작가라니... 그런데 충격적인건 이게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것. 세상에는 참 글 잘쓰는 분들이 너무 많다라는 걸 새삼 느낀다. 

 

 

 

우리가 하는 운동의 목적은 그저 멸종을 피하려는 게 아니라 정의로운 일을 하는 거야. 우리가 서로를 설득할 수 없는 평행선상으로 계속 되돌아오고 있다는 거 알겠냐?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결정하는 것은 진정으로 논리의 영역 밖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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