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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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 Mashimaro | 2022. 7. 1. 10:42

 

 

 

 

 

요즘 직장을 옮기면서 물론 정년보장의 안정적인 상황이 되어 너무 감사하지만, 그만큼 초창기에 세팅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워라밸이 완전히 무너진 생활을 하고있던 요즘이기에, 갑자기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와닿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렇긴 하지만 사실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의 유명기업 중 하나인 쿄세라의 창업주이고, 이런 전통적인 경영인들이 쓰는 전형적인 경제경영서일 거라는 짐작은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띠지에 붙어있는 "삼성이 10년간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문구가 뭔가 신뢰감이 생기는 듯 하면서도 묘하게 불안함을 안고 독서를 시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꽤 적중했던 것 같다. 이 책은 확실히 경영서가 맞고, 심지어 내가 상상하던 그러한 패턴대로 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책을 중반정도까지 진행했을 때에는, 삼성은 도대체 왜 이 책을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하고 있는가...라는 탄식마저 나왔다. 물론 내용이 아주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있고, 나도 그렇게 저자와 같은 마인드로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물론 나도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그리고 업종도 다르기는 하지만 내 일에대해 꽤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욕심도 있는지라 꽤 와닿는 포인트들도 많았다. 하지만 역시나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 우리세대 혹은 나보다도 훨씬 젊은 이 MZ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들릴지이다. 

 

저자의 글을 보면 친절하기도 하면서, 파격적인듯도 하면서, 굉장히 꼰대스러운 면도 있다. 근데 긍정적인 요소로 보이는 이 친절과 파격도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개선하고 바꿔간 기업문화도 많다. 물론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퇴보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들도 경영진들의 일이지, 신입사원들과 모든 사원들이 다 같이 안고가야하는 문제는 아니다. 심지어 신입사원들에게 추천이라니... 심하게 말하면 기업에 충성하라...는 느낌마저 드는데 말이다.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일반 사원들보다 경영진들이 조금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어쨌든 이 모든걸 차치하더라도 읽으면서 점점 꽤 꼰대스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요즘 트렌드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느낌.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나조차 이렇게 느낄 지경이니, 한국의 독자들이 읽었을 땐 과연 어떠했을까?

 

일본에서 출판되는 경영서나 실용서를 보면 실질적이고 스트레이트로 발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만큼 굉장히 짧고 간결하다. 이러한 책들도 나쁘지 않지만 언제나 조금씩 갈증이 느껴지는 부분이, 오히려 이 책을 쓴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고 그의 철학이 궁금해질때가 많다. 아무래도 깊이면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특히나 이정도 큰 기업의 오너로서 젊은 사회인들에게 조언을 하는 책이라면 조금더 무언가가 있었다면....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나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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