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서유기》도 9권까지 왔다. 앞으로 한권만 남은 상황인데, 내용을 보아도 이미 서천땅에 가까이 온 것이 느껴진다. 확실히 이전보다 일행들간의 갈등도 많이 줄어들었고, 삼장법사가 말도 안돼는 이유로 손오공을 타박하는 일도 이젠 거의 없어진 듯 하다. 이제는 제법 팀플레이도 잘해서 한팀이 된 느낌도 들지만, 여전히 모든 뒤치닥거리는 손오공이 독박쓰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지금까지 읽어오면서 삼장법사의 겁쟁이적 기질이나 의외로 불평불만을 잘한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인 것들만 꿈꾸는 듯 하여 매우 불편하고 짜증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모습 자체가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기질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서유기》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내 삼장은 이렇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승려로 계속해서 대접을 받는데, 이 또한 우리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듯하여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9권까지 오면서 변하지않고 일관되게 이어지는 설정이 있는데, 삼장의 외모는 매우 수려하고 세 제자의 모습은 흉측, 혹은 매우 못생겨서 모든 이들이 깜짝 놀라 도망가기도하고 비난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도 항상 대놓고 면전에다가 '못생겼음'을 강조해서 표현하고는 한다. 문득, 이러한 외모지적질(?)이 새삼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뭐 어쨌든 설정상 그러한 것도 이해는 하지만, 하필 '외모'를 통해 많은 것들을 대표하며 표현하고 있는 이 형태가 참 고전작품스럽기도 하면서도, 고전에서부터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참 그랬다.
어쨌든 이제 서천땅 코앞까지 다가간 것 같은데, 과연 어떻게 끝을 맺어줄지 기대하면서 마지막권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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