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충동적으로 집어들었던 책. 그리고 꽤 단숨에 읽게된 것 같다. 내용은 이 책에서 말하는 그대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를 어떻게 제대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언론사(신문)의 기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말의 쓰임이나 단어의 표현 등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한 기대감도 어느정도 있었기에 이 책을 집어든 것이 맞다. 아무튼, 여러 파트로 나누어서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 틀리기 쉬운 표현, 맞춤법, 개념 등을 설명해 두었다.
확실히 내가 헷갈려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공감하는 사람들이 잘 틀리는 맞춤법이나 표현 들도 많이 실려있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도 나오던 군더더기식의 표현들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틀리는 맞춤법. 이렇게 사용해야 하는지 저렇게 사용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표현, 잘못된 영어를 사용하는 케이스, 좋지 않은 어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분별없이 혹은 잘못된 상황에 사용하고 있는 일본어 등. 꽤나 많은 양의 케이스를 두고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나 첫챕터 처럼 우리가 무심코 넘어가는 차별적인 표현이나 여성비하적인 표현 등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도 했다. 두번째 챕터에서 나오는 회사에서 사용할때 어려움을 겪게되는 존경어나 존칭, 겸양의 표현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잘못된 표현이라 당연히 고쳐야 하는 것들도 있지만, 간단히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이 애매해서 대안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표기도 생각보다 적용하기 힘든 표현도 많았고, 외래어의 경우는 순 우리말이나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표현으로 바꿨을때 너무 길어지거나 마치 북한에서 사용하는 표현과 같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저자가 바꾸었으면 하고 제시하는 부분에서도 꽤나 강한 어조로 이게 맞아!라는 뉘앙스라서 조금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간혹 등장한다. 물론 제시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수는 있으나, 언어는 가변성이 있고, 또 저자의 주장대로 사회나 문화를 반영하는 표현의 수단이다. 어쨌든 언어라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인데, 이 과정에서 일부만이 맞는 표현을 사용하고, 대다수가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을때,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을 절충할 수 있는 '논의'의 형태로 제시해주어야지, 무조건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하기 힘든 케이스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 책이 너무 간결한 서술로 이루어져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이후에 속편을 쓰거나 한다면, 사례의 종류를 조금 줄이고,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한 표현들을 중심으로 다뤄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올바른 언어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것이 정말 문제다. 국어원은 공적 관계에서, 또는 윗사람에게 '수고하세요'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경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다른 인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박씨처럼 아랫사람이 일하는 윗사람을 두고 자리를 떠난다면 "수고하세요" 대신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먼저 가겠습니다" 등과 같은 다른 말로 인사를 건네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내일 뵙겠습니다"나 "안녕히 계세요"가 다소 형식적인 말이어서 "수고하세요"처럼 살갑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혼 없는 인사로 다가올 수 있다. "먼저 가겠습니다"는 박씨의 상황과 맞으므로 괜찮을 듯하나 이 역시 남아 있는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배려하는 인사는 아니어서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수고하세요'라는 인사에 대한 국어원의 해석에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터울'은 한 어머니에게서 먼저 태어난 아이와 다음에 태어난 아이의 나이 차이를 뜻한다. 쉽게 얘기하면 형제간의 나이 차이다. 사람에게 쓰이지만 동물에게도 이 말을 사용한다. 즉 한 어미로부터 먼저 태어난 새끼와 그다음에 태어난 새끼의 나이 차이에도 '터울'을 쓴다. (......)
'터울'은 이처럼 형제간이 아니면 쓸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사이나 단순한 나이 차이 또한 어떤 일의 간격이란 뜻으로 마구 쓰고 있다.
크리스털의 지적처럼 우리 아이들도 문자 메시지와 표준언어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끔 학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속도를 중시하는 통신 언어에서 쌍시옷과 쌍기역 받침을 제대로 적자고 주장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십분 활용해 재미와 편리성을 추구하면서도 통신 언어를 벗어나서는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돌독 하는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피로회복제로는 절대로 피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어서 건강을 회복하시길 빕니다"처럼 회복이란 앞에 오는 말을 원래 상태로 되찾게 하는 것을 뜻한다. 명예 회복, 신뢰 회복, 주권 회복 등의 예를 보면 이런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따라서 피로회복제는 피로를 되찾는 것을 의미한다. 즉 몸을 피로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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