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책 시리즈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사실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굳이 책으로 읽어야 하는 내용인가? 했던 마음이 컸었던 것 같다. 그러다 리디북스에서 1년대여로 거저 받다시피해서 처음으로 읽어보게 됐다. 문제는 벌써 9월인데, 2017년 트렌드에 대한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됐다는 것...^^;; 읽고나서 들게 된 생각은, 읽어보길 잘했다는 것. 생각만큼 가볍지 않은 책인 것 같아서 좋았던 것 같다. 어찌보면 김난도 교수는, 역시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 보다, 전공에 맞는 이러한 책에서 더 장점이 살지 않았나 싶다.
일단, 이것이 한 해의 트렌드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보다, 현재 그 시즌에 맞는 한국의 분위기, 문화 등을 나름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매년 서포터들을 모집하는 안내문이나, 실제 모여서 의논하며 한해의 트렌드 리포트를 작성해나가는 노력들이 굉장히 성실하게 느껴진 면이 있다. 또 결정적으로 내가 현재 한국에 살고있지 않기 때문에 더 좋았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뉴스나 SNS를 통해서 어느정도 소식들을 접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부분적이긴 하지만 디테일하게 한 해 동안의 이슈들을 집어주는 것은 꽤 도움이 된 것 같다.
한편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이, 책 속에 무수히 많이 등장하는 신조어들이다. 물론 이미 어느정도 정착된 현상이나 단어들도 있지만, 책 자체에서 제시하는 단어들도 있는데, 이것이 어디까지가 기존에 있던 개념이고 어떠한 것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표현인가가 좀 헷갈렸다. 또한, 그렇다고 보면 만들어낸 개념이나 단어가 너무 많아서, 새롭게 접한 개념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 있다. 물론 이 또한 많은 이들에게 사용된다면 자연스레 습득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흥미로운 책이었다. 연달아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나에게 충분히 다른 분야로 잠깐 눈을 돌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럭셔리'가 차별화된 고가의 브랜드를 통해서 소비자의 지위나 취향을 과시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면, '프리미엄'은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어떻게 프리미엄한 가치를 고객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역설적이지만 가성비 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B+프리미엄으로 환원될 것으로 보인다.
B+프리미엄의 시작은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에 대해 납득 가능한 대가를 제대로 되돌려 주고 있는가?"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니즈는 복잡해지고 기술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기술의 빠른 발전은 니즈를 더 잘 해결해줄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오히려 기술 중심의 솔루션은 소비자들의 니즈와 반대로 흘러가기 쉽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명분없이 무턱대고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AI의 공포가 휩쓸고 갔듯이 현대인은 첨단 사회를 기대하면서도 기술과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 강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캄테크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과 사람 사이의 인터랙션이 되어야 한다.
물건을 사고 바로 나가기보다는 머무르고 싶은 공간과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즐거운 경험을 했을 때 소비자들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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