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 잡고 얼굴 오래 바라보자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밑으로
끝없는 시선에 지친 물결이야 흐르건 말건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나날이 지나가고 주일이 지나가고
지나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는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기욤 아폴리네르, '알코올' 중에서
겁없이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코올'을 읽기 시작했다.
..가, 첫번째 등장하는 시부터 산문인지 운문인지 알 수가 없는 작품에 당황하고,
두번째 작품이 그나마 시같아서 한번 써보기나 해볼까? 하고 써봤다.
그래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라는 구절이 왠지 기억에 남는다.
음, 역시 시는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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