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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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 Mashimaro | 2017. 3. 9. 02:42







솔직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인 줄 알았다. 이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받았던 충격이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고, 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만들었으며, 괴물에게는 특정한 이름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사실 공상과학소설, 혹은 흔한 고딕소설 쯤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으나, 예상했던 것 보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하는 소설이었다. 젊은날에 승승장구하고 있던 주인공의 연구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괴물을 만들어내고, 정작 그것을 만들어낸 자신은 자신의 창조물을 보는 것이 역겨워서 오히려 버려두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의외로 생각할 부분들이 참 많다. 


먼저,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은 연구윤리에 대한 부분. 나같은 경우는 인문학의 영역에 있지만, 특히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의 연구윤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더욱이 요즘같이 인공지능에 대한 부분까지 이슈가 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관련서적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괴물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었다. 나 역시도 초록색 피부에 나사박힌 각진 얼굴을 상상했었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미라와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괴물을 만든 재료도 그렇고.. 묘사되어 있는 부분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도망치는 것도 이해가 될 것 같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오히려 증오의 대상이 되는 기분은 어떨까.. 그러한 삶에 의미를 갖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까? 결국에는 분노와 잘못된 선택으로 진짜 괴물이 되어버렸지만, 사실 그가 원한것은 사랑 혹은 친구였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창조물을 만들고 그것에 대해서 방치해버리는 빅터가 더 미워보였다. 그의 선택이, 요즘 시대에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아서 버리는 부모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이. 또한 나같은 크리스천의 경우, 창조주인 하나님의 모습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통해서.. 과연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 만들어내는 것이라는게 정말 많은 책임과 의무를 갖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은 빅터를 계속해서 북극으로 유인하며 복수를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 모습이 정작 나에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결국엔 자신을 상대해주고 어떤 의미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주인공을 계속해서 자극함으로 인해, 이 세상에서의 단 하나의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느껴졌다. 괴물에게는 분명 빅터가 유일한 친구였을거라고 생각한다. 


하필이면 논문쓰느라 머리가 아픈 이때에 이 책을 읽다니... 연구과정에 있어서 연구의 목적과 방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새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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