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HONG[本]'은 일본어로 '책'이라는 뜻입니다.

밀리의서재 65

미셸 자우너 『H마트에서 울다』

소문을 엄청 듣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책을 연초에 집어들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심지어 소설인 줄 알았다. 내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기도 하고, 또 미국 친구들에게 워낙에 H마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터라, 내용과 장르가 어떠하든간에 내가 공감하거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 읽자마자 이것은 전혀 내가 생각하던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냥 마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물론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공감포인트는 꽤 많이 있다. 일단 한인마트가 소재로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음식, 한국의 문화, 예전 한국에서 자라왔던 기억들과 오버랩 되는 장면들 등등. 한국인이나 한국..

Books/Book Review 2023.02.13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이 책은 참 오래동안 책장에 넣어두고 묵혀두었던 것 같다. 거의 책이 출간되자마자 쟁여두었던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게 되다니. 그래도 언젠가는 꼭 읽을 것 같아서 바로 질렀던게 아닌가 싶다.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이 책의 문체가 나와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지만, 작가가 누구인지 알기에 그리고 그 작가가 쓴 글이라면 아마 내가 싫어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이지 않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언어유희에 대해 유독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혹은 글을 잘 쓰거나 어휘표현이 수려한 사람들을 참 부러워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직업이 작사가여서 그럴수도 있지만, 평소에 간단한 말을 할때에도 그런한 말의 표현들이 묻어나온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그 생각은 바뀌지 않..

Books/Book Review 2022.12.31

이지영 『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

이건 순전히 동생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동생이 그리 책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을 읽겠다고 써 놓은 것을 보고 궁금증이 생겨서인데, 사실 이 책일 읽으려고 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었다. 동생도 이제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인데다가 워낙에 부부가 여행을 좋아한다.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을 시기이고, 또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에도 본격적으로 관련되어 있을 시기일 것이다. 심지어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에게 이런 제목의 책은 당연히 끌리겠지. 덕분에(?) 덩달아 나도 관심이 동해서 읽어보았다. 책의 내용 자체는 생각보다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어느 엄마의 좌충우돌 해외여행기 정도라고 하면 될까? 그리고 생각보다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 특히 ..

Books/Book Review 2022.12.31

최태성 『역사의 쓸모』

이 책이 한창 서점에 진열되어있었던게 이미 꽤 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알게 되었을때 설민석 사건도 있었고, 여기에 반해 오히려 최태성 이미지 반등효과도 있었던 것 같아서 저자에겐 참 실례이지만 오히려 책을 안들여다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꽤 시간도 많이 지났고, 갑자기 밀리의 서재에도 올라왔길래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읽으면서 저자는 참 역사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나 역시도 역사가 너무 좋았고, 그래서 적성검사가 모두 이과를 가리킴에도 불구하고 문과로 왔던 사람으로서, 저자의 역사사랑은 참 많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책 속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역사 속의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풀었다.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고, 디테일하게 잘 모르던 이야..

Books/Book Review 2022.12.21

히가시노 게이고 『외사랑』

독태기가 되거나, 쉬는 느낌으로 조금은 쉬운 책을 읽고 싶을 때 집어드는 책들이 있다. 대부분은 에세이나 소설이 많은데 그 중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도 꽤 있다. 예전에는 추리소설이나 SF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접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SF의 매력에도 푹 빠져 있는데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이젠 별 저항감이 없어진 것 같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용의자 X의 헌신》은 생각보다 그리 열광하진 않았고, 의외로 《공허한 십자가》같은 작품은 예상 외로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기도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와 같은 풍자성이 짙은 작품들도 좋아한다. 어쨌든 이번 작품은 사실 작품설명을 보고 약간..

Books/Book Review 2022.12.07

김난도・전미영 외 『트렌드 코리아 2023』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출간되는 책이지만, 이걸 매년 챙겨읽지는 않는다. 물론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은 꽤 중요한 일이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챙겨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가끔씩 기회가 되면 읽곤 하는데, 올하는 그 기회가 되었던 듯 싶다. 요즘 너무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에 심지어 오디오북으로도 올라왔길래, 이건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되겠다 싶어서 틈틈이 출퇴근시간을 이용해 운전하며 들었다. 이 책을 즐겨 찾아읽는 편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들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라디오나 혹은 유튜브 등에서 누군가가 브리핑해주는 느낌이랄까. 워낙에 오디오북은 주로 에세이나 소설을 볼 때 이용하는 편이지만, 이런 형태의 정보전달성의 서적도 꽤 괜찮..

Books/Book Review 2022.12.07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오랜만에 진짜 대하드라마를 본 것 같은 소설을 읽게 됐다. 사실 이 작가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고, 또 이 작품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다. 단지 밀리의 서재를 쓱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었다. 출장때문에 장시간 운전을 해야했고, 그래서 오디오북으로 올라와 있는 작품을 찾은 것이었는데, 이 긴 장편소설이 오디오북으로 올라와 있었다. 재생시간은 20시간이 넘는 정말 긴 작품이었는데, 그 긴 재생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굉장히 몰입감이 좋은 작품이었다. 책소개에는 《파친코》와 비교하는 식으로 언급이 되어있는데, 내가 《파친코》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사실 그 시절 이야기를 그리 즐겨읽진 않는다.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게 너무 아픈 역사이고 또 그만큼 속상한 부분도 너무 많다. 그래서 즐겨읽진 않는데, 왠일..

Books/Book Review 2022.11.29

C. S. 루이스 『예기치 못한 기쁨』

정말 오랜만에 신앙서적을 읽었다. 사실 C. S. 루이스는 매우 좋아하는 작가인데, 아마 대중적으로는 《나니아연대기》 시리즈로 가장 많이 알려져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처음 C. S. 루이스를 접한 것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였다. 한창 신앙서적을 많이 읽을때 접했던 책이기도 했지만, 처음에는 정말 어떻게 이런 발상으로 글을 쓸 수가 있지? 하면 충격과 경악(좋은 의미에서)을 금치 못했던 작가였다. 그리고 그의 신앙, 변증과 회심..등등에 대한 아주 어려운 이야기들은 참 많이 들어왔고, 아는 동생에게 《순전한 기독교》를 선물받기도 했으나 아직까지도 읽지 않은채 일본까지 따라와서 지금 우리집 책장에 고이 꽂혀있다. 그런데 갑자기 C. S. 루이스가 너무 고파져서.. 이 책 《예기치 못한 기쁨》을 집어들..

Books/Book Review 2022.11.29

양지윤 『사서의 일』

이번 책 역시 밀리의 서재를 둘러보다가 발견해서 읽게 된 책이다. 일단 가볍게 읽을 책을 고를 때 '책'관련 컨텐츠라면 지루하지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적어도 난 그런것 같다. 또 직업에 관련된 에세이들이 또 그렇다. 물론 엄청 진지하고 어렵게 쓰여진 책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그 직업의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 요소가 합쳐진 글이라니... 망설임없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나 역시 고등학교시절 도서부를 하면서 십진분류법으로 분류도 해보고, 사서까지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작업들을 살짝 경험해봤던 사람으로서 어느정도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시작부터가 특이했다. 저자가 근무하는 도서관 자체가 학교에서 관리하는 곳이고, 어느정도 방치되어있는 느낌?..

Books/Book Review 2022.11.28

김유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사실 김유진 변호사에 대해서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다.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도 계속 등장할 정도로 미라클 모닝이 한창 인기이던 그 시절.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알게된 인물이었다. 매번 채널을 챙겨보고 하지는 않았지만, 인상적인 사람으로 남아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이런 새벽을 깨우는 이야기, 미라클 모닝, 아침형인간에 대한 정말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실제로 읽은 것도 있고, 중간에 멈춘 책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늘 이런 테마의 글을 읽을때면 100% 집중하지는 못했었다. 그건 내가 자타가 공인하는 올빼미형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아침 일찍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오히려 한밤중에 옮겨서 루틴화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나였다. 그러다보니 인상적으로..

Books/Book Review 2022.11.05

손흥민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친구가 손흥민 아버지가 쓴 책을 읽고 너무 좋았다며 적극 추천할때 끝까지 버티며 안읽었는데... 어느날 밀리의서재에서 손흥민의 에세이를 보고서는 충동적으로 집어들어서 읽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내가 좀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이, 생각보다 인간 손흥민에 대해서 좀 알게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내가 손흥민에 대해 엄청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인간 손흥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이었다고나 할까? 일단 그는 생각보다 축구바보였다. 뭘해도 축구가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라는 것, 취미마저도 축구관련이라는 것이 새삼 고지식한 것 같으면서도 집중도가 높은거 같아서 부럽기도 하면서도, 결국엔 덕업일치를 하고있는 그가 생각보다는 신선했다. 그리고 뭔가..

Books/Book Review 2022.11.05

김지혜 『책들의 부엌』

약간의 독태기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별 기대를 하며 읽지는 않았다. 물론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읽기 싫다거나 싫어하는 소재였다는 뜻은 아니다. 일단 책에 관한 이야기이거나 서점이 무대인 이야기들은 나에게 있어서 늘 평균 이상의 만족감은 주었다고 생각하니까.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최근에 비슷한 분위기에 책을 너무 많이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대표적인 것이 《불편한 편의점1, 2》나 너무나도 좋았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같은 책들이다. 그리고 물론 이 책들은 너무너무 좋았다. 그렇기에 또 비슷한 감동이겠지.. 비슷한 따뜻함이겠지.. 하는 느낌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맞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도 좋았다. 이쯤되니 조금 신기하긴 하다. 이러한..

Books/Book Review 2022.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