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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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다카기 나오코 『효도할 수 있을까?』

| Mashimaro | 2017. 7. 12. 22:48





다카기 나오코(たかぎ なおこ)의 책을 최근 꽤 읽고있는 느낌이 든다. 30대 여성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는 작가가 마스다 미리(益田ミリ)라고 한다면 다카기 나오코는 30대 중에서도 30대 중후반의 여성들이 읽으면 참 공감할 수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다카기 나오코의 책은 2권(도쿄에 왔지만,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을 읽었는데, 현재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굉장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바로 위시리스트에 넣을 수 있었다.


사실 혼자 멀리 떨어져서, 심지어 결혼도 안하고, 이렇게 혼자 생활하고 있으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 '효도'에 대한 것이다. 장녀였기 때문에 늘 가장 먼저 경험하고 또 자의반 타의반으로 책임감을 갖고 살아야 했었는데, 일본에 와서 혼자 생활하게 되면서부터 그러한 생각과 상황들로부터 80%이상 분리되어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동생들이 먼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어느덧 가장 크게 다가왔던 것이, '효도도 추월당하는구나...'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언제까지나 '동생'일 줄만 알았던 동생들이 결혼과 동시에 '어른'이 되었고, 여전히 취직도 하지 않은 유'학생'의 신분인데다가 결혼까지도 하지 않은 내 모습은 말 그대로 부모님의 짐덩어리처럼 느껴졌다. 어버이날이나 생신때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또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동생들을 보면서, 뭔가 내 역할이 더욱 더 줄어든 것 같아서 유난히 허전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물론 그만큼 동생들에게 너무 고마운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그러한 생각들 속에서 이 책을 읽다보니까 정말 책의 구석구석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 나오코가 부모님을 생각하는 속마음부터, 여행을 기획하기도 하고, 명절때 집에 내려가서 지내는 모습들을 통해서 감정이 이입되는 부분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나오코의 부모님을 보면서 괜시리 우리 엄마 아빠가 생각나기도 해서 눈물이 찔끔 나오기도 하고, 참 묘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재미있게도 한류드라마에 빠진 부모님을 모시고 한국투어를 하는 모습도 또다른 재미였던 것 같다.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가이드를 붙이는 여행은 싫어하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할 경우에는 나름 어떤 플랜이 가장 부모님을 위한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결론도...ㅎ 아무튼, 얼른 학위받고 부모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또 한켠에서 스물스물 올라오는 시간이었다. 얼른 졸업해서 엄마아빠와 함께 일본여행도 해야할 것 같다. 





다시 개를 기르면 어떨까 하고 전에 개 입양 사이트에 신청을 해본 적이 있지만... '죄송하지만 60대 이상의 부부만 사는 가정에는 규칙 상 입양을 보낼 수가 없습니다.' 답변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렇구나... 지금 개를 기르기 시작하면 개가 더 오래 살 가능성이 있다는 거구나.'



아빠 엄마... 인생은 생각한 것처럼 되지 않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죠. 나의 부모님이 생각한 대로의 딸은 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마음대로 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이제와서 효도하는 방법은 잘 모르겠고... 뭐가 효도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두 분의 웃는 얼굴을 많이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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