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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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뤼디거 융블루트 『이케아 불편을 팔다』

| Mashimaro | 2017. 7. 6. 01:30






사실 이 책은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을 읽게 되면서, 참고하기 위해서 골랐던 책이다. 최근에 한국에도 이케가 매장이 생긴 것 같고, 일본에서도 이케아는 매우 인기가 있는 브랜드이다. 그런 이케아를 소재로 한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사실 내가 이케아라는 회사에 대해서 그다지 알고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구성은 참 특이했다. 전반부에는 이케아를 창업한 잉바르 캄프라드에 대한 일대기랄까? 거의 전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그가 어려서부터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타고난 장사꾼이어서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파는 법을 아는 아이었다든지, 또 사소한 것을 팔기 시작하면서 이케아라는 큰 기업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등... 잉바르 캄프라드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후반부에 이르러서 이케아라는 기업의 성격이나 구조, 전략 등을 소개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또한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진다. 마치 '애플'하면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고 그와 떼어놓을 수 없듯이, '이케아'를 논하기 위해서는 '잉바르 캄프라드'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책을 읽으면 수긍할 수 있게 된다. 일단 'IKEA'라는 기업 이름 자체가 창업자를 가리키는 말이고, 또 이 기업은 창업자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고 구성된 회사라는 점에서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애플보다도 한 사람의 영향력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경향이 훨씬 강한 느낌이 든다.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어려서부터 사업가 기질이 있었다고 바로 인정할 만한 인물이지만, 그다지 호감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 또한 신기한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느낌은, 그다지 이케아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뭔가 장점도 충분히 있기는 한데, 이미 이케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굉장히 좋은 이미지였다. 거품을 빼고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가격에 저렴하고 깔끔한 디자인, 실용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의 이미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 이케아의 꽤 구체적인 사정까지 알려준다. 그것이 반드시 나쁜 이미지를 들춘 것은 아니지만, 북유럽의 세련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이미지를, 왠지 현실적인 한 대기업의 모습을 까발려준 것 같아서 일지도 모른다. 환상이 조금 사라졌달까? 특히 여러나라에 제조공장 및 판매매장을 가지고 있는 이케아가 그러한 점을 이용해서 세금을 마치 돌려막기(?) 처럼 요령좋게 조절하고 있는 점들은 아주 환상을 깨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물론 적법한 범위내에서 법을 활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왠지 이미지상으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동보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 유네세프 등과의 협업이었다. 파키스탄이나 인도와 같은 인건비가 싼 곳에 있는 납품업체에서 아동노동에 대한 착취가 있어왔는데, 이에 대해 계약파기 등의 단순한 방법으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 아동보호단체와의 협업을 통해서 이러한 기업에게 패널티로 대상 아동들에 대한 교육을 보장하게 하는 방법을 취한 것이다. 사실 특정 나라에서의 아동노동착취가 일어나는 곳은 많을 것이고, 실제로 암묵적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 터인데, 단발적인 방법으로 계약파기 등의 패널티를 부과하면 결국 피해를 받는 것은 실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대상 아동이나 가족들일 것이다. 이케아의 이러한 대처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가장 궁금해지는 것은, 역시 잉바르 캄프라드 이후의 이케아가 어떻게 될 것인지인 것 같다. 이는 나 뿐 아니라 이케아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갖게되는 의문이 될 것 같다. 참 이러한 면들은 애플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지금까지 창업자의 캐릭터를 따라 철저하게 구두쇠전략으로 나아갔던 이케아가 그러한 정책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 참 궁금해진다. 어쨌든, 좋은 이미지의 기업이라면 언제까지나 좋은 모습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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