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本]'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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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Book Review

다카기 나오코 『도쿄에 왔지만』

| Mashimaro | 2017. 5. 19. 21:20






30대를 보내고 있는 나는 30대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마스다 미리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수짱 시리즈의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미 수짱시리즈는 4권 모두 읽었다. 만화라는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에세이로써 충분히 전달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Review link] 益田ミリ 『結婚しなくていいですか。-すーちゃんの明日』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수짱의 내일)

[Review link] 益田ミリ 『どうしても嫌いな人 -すーちゃんの決心』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결심)

[Review link] 益田ミリ 『すーちゃんの恋』 (수짱의 연애)


그리고 그 이후에 내가 접한 것이 작가가 다카기 나오코이다. 다카기 나오코는 일러스트레이터이고, 마스다미리처럼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려서 그림 혹은 만화를 통해 에세이를 출간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구입한 것은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 인데, 왠지 아직 읽히지 않아서 구입만해두고 아직 읽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읽어버리게 된 것이 이 책 '도쿄에 왔지만(원제: 上京はしたけれど_상경은 했지만)'이다. 어찌보면 짧고 단순하기는 하지만, 작가 자신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더 바닥인 도쿄로 옮겨와서 생활하게 된 스토리를 엮었다. 


주인공인 다카기 나오코는 미에현 출신이고, 실제 물리적으로도 이미지적으로도 도심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그런 지역이다. 그런 그녀가 도쿄에 상경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들을, 때로는 같은 세대나 같은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 때로는 아주 시시콜콜한 그런 이야기들까지 그려냈다. 사실 굉장히 짧고 심플한 이야기임에도 매우 심각하게 공감이 되는 것들이 많았다. 


실제로 난 꽤 예전이지만 도쿄에서 6개월정도 생활한 적이 있다. 지금은 센다이라는 지역에서 생활한지 6년째 접어들어 어느정도 안정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 당시 도쿄에서 살때는 어학연수로 6개월만 생활한 것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했다.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없었고, 일본어가 그렇게까지 유창하지도 않았으며, 기숙사에서 생활하느라 굉장히 불안정한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식구들과 떨어져 사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책에서 그리고 있는 저자의 생활이 그시절 나의 생활과 꽤나 비슷하게 그려졌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하는 모습들이나, 다른환경(저자는 시골에서 도시로, 나는 한국에서 일본으로)에서 생활하며 겪는 아주 사소하고 구체적인 것들이나,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포인트포인트가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참 재미있었다.


물론 수짱시리즈처럼 실제로 내가 처한 고민들과 앞으로의 삶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현저히 적었지만,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과 마음을 툭 터놓고 수다떨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꽤나 즐겁게 읽었다. 좀 짧은게 흠이랄까? 이젠 묵혀두었던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도 읽어보아야겠다. 혼자 살아본 것은 그때 도쿄에서 6개월이 전부였던 나에게, 현재의 유학생활을 통해서 혼자사는 생활이 6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저자와 수다를 떨어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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